- 글쓰기가 낯설기만 한 우리들에게
나도 글 한 번 써보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글쓰기가 낯설기만 한 우리들. 과연 글쓰기가 그리 낯선 영역일까 생각해보면 또 그렇지만도 않았다는 것을 기억 속에서 꺼내볼 수 있다. 일기부터 연애편지까지, 이메일부터 보고서까지, 댓글부터 새 글 피드까지 정말 소소하고 다양한 공간에 문장의 길이와 상관없이 나의 생각을 기록하고 있음을 떠올려보면 글쓰기는 이미 생활 전반에 스며있는 삶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글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나에게도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그 말인즉슨 여전히 잘 쓰고 싶어 고민에 고민을 반복하는 의욕 넘치는 초보이면서 동시에 돌아서면 꺼내보기 부끄러워서 한 번 발행한 글을 다시 읽어보지 못하는, 아직은 그런 단계라는 뜻이기도 하다.
비록 1년도 채 안된 시간일 뿐이지만 그 사이 나름 글쓰기 시간을 꾸준히 이어왔던 나를 돌아보며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나는 어떻게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었을까? 어떤 점이 좋아서 글을 계속 쓰고 있는 것일까? 대체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질문들에 답을 해보며 나의 글쓰기를 돌아보고 더불어 시작을 망설이는 글린이들에게 작은 용기를 줄 수 있길 바라본다.
우선 현 단계에서 가장 답하기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부터 이야기해보자면 글을 잘 쓰는 방법은 '아직은 나도 모르겠다'라고 할 수 있겠다. 나 역시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하지는 않기에, 그렇다고 글쓰기에 대한 특별한 공부의 시간을 가져본 적도 없기에 나의 생각을 섣부르게 전하기도, 스쳐 지나가듯 읽어본 글쓰기 강사님들의 생각을 전하기에도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나의 생각을 조금 남겨본다면, 글을 잘 쓴다는 것은 결국 독자들이 많이 읽어주고 공감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전해 본다. 아무도 모르는 서랍 속의 글이야 자기만족이면 족하겠지만 공개된 플랫폼에 발행하는 글이나 출간을 목적으로 하는 글, 나를 알리기 위한 글,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글 등 독자를 염두하는 글들은 그 목적에 부합할 때 비로소 잘 쓴 글이라고 평가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글을 잘 쓰는 단계로 가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이미 많이 들어봤겠지만 글쓰기의 시작은 실제로 쓰는 것부터라는 게 진리이다. 생각에 머무르는 것은 글이 아니다. 좋은 생각이 떠올라도 기록하지 않으면 어느새 휘발되고 만다는 이야기는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렇듯 생각은 고정되지 않는 가변적인 영역인 만큼 떠오르면 일단 적는 것이 첫 번째라 할 수 있다.
순간을 빠르게 기록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스마트폰의 메모장도 좋고, 휴대가 편리한 다이어리나 메모지도 좋다. 상황이 그럴 여건이 아니라면 급한 대로 카페 같은 곳에 있는 네모난 티슈에 적어두는 교수님도 떠오른다. 중요한 것은 생각이 떠올랐을 때 기록하기를 미루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각 글들은 언제가 조각모음을 통해 하나의 완성된 글이 되기 쉽다. 조각들이 연결되기도 하고 조각이 확장되기도 한다. 그래서 별 것 아닌 한 문장도, 때로는 한 단어라고 할지라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 습관이 필요하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질문에 대하여 글 쓰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답변 중 하나는 매일 쓰라는 것이다. 이 부분은 나 역시 깊이 공감한다. 매일까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자주 쓰고, 꾸준히 쓰는 습관은 필수다. 대체 매일 쓰는 것이 무엇에 그리 좋길래 모두 하나같이 이야기하는 것일까.
경험해본 바로는 첫째 습관 형성이다. 무엇을 하든 잘하고 싶은 것에 대해 습관 형성은 필연적이다. 글쓰기 습관은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습관으로 연결된다. 재밌는 것은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점점 달라짐을 느낀다. 나를 구성하는 일상의 모든 요소들이 재해석되기 시작한다. 가장 큰 변화는 걸어 다니면서도 혼자 중얼거리며 생각을 확장시켜나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는 점이다.
생각보다 자주 느끼게 되는 것은 글쓰기가 순간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지금 이 글도 오늘 하루 우연찮게 '글쓰기'에 머물던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자문자답을 하듯 생각을 이어가니 나름 한 편의 글이 되었다.
또 다른 효용은 세밀함을 느끼는 감각이 발달한다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SNS나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다양한 주제가 있는 듯 하지만 생각보다 내 주변에 존재하는 일상적인 소재들도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소재들을 통해 한 편의 글을 발행하는 작가님들과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과의 차이점이 무엇일까. 디테일에 대한 감각이다.
개인적으로는 일종의 직업병과 같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글을 쓰다 보면 누구나 소재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제 아무리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언제나 넘쳐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님들이 계속 글을 써내려 갈 수 있는 힘은 보통은 그냥 넘어가는 것들에 대해 한 번 더 질문을 던져보던가, 보이는 것의 이면에 집중해본다던가, 아니면 대상과 나의 자리를 바꿔보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글을 쓰고 싶지만 망설임의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어쩌면 잘 쓰고 싶다는 바람이 크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변에 보면 브런치 작가 심사에 도전하기를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는데 떨어질까 봐 겁이 난다는 것이 이유 중 하나다. 시도해보지 않은 일을 두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결과에 대해 지레 겁을 먹는 것은 한 편으로는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시도해보지 않으면 끝까지 모르는 법이다.
글쓰기의 수준이 향상하는 유일한 방법은 결국 계속 써야 한다는 것이다. 타고난 감각이라는 것이 있다면 남들보다 조금은 다른 시작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잘 쓰는 글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때로는 초등학생들의 짧은 글귀에서도 사람들은 감동을 받곤 한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잘 쓰고 못 쓰고는 나중 영역이라고 생각해본다면 일단 글쓰기를 시작하는 것부터가 첫 발이 되어야 한다.
아직도 망설이고 있다면, 아직도 브런치 작가들의 글을 눈팅만 하고 자신이 도전하기를 겁내고 있다면 지금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고 브런치 작가에 도전해보기 위한 계획을 세워 보는 것은 어떨까? 브런치 작가 되기가 영 부담스럽다면 블로그나 SNS에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적어보거나 아니면 숫자 일기부터 가볍게 시작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