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채널에 영상 4개를 업로드했고, 브런치에 발행한 글 기준 1000번째 발행글을 달성했다. 지난 12월은 하반기 동안 심적으로 좀 어려운 시간을 지나면서 궤도에서 벗어나듯 했던 시간을 정리하고 다시 시작하기 위한 재정비의 시간이었던 같다.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지나고 보니 나에게 그런 시간이 필요했다는 걸 알았고, 자연스럽게 그런 시간에 머물렀음을 깨닫는다.
언제나 그렇듯 시간은 그러지 말라고 해도 멈추지 않고 흘러 다시 1월이 되었다. 유독 가라앉은 상태로 보낸 어제 하루는 지금까지 맞이했던 1월 1일 중 가장 낯선 새해로 기억될 것 같다. 12월 32일이라고 느껴질 만큼 아무런 감흥도, 설렘도, 새로움도 체감하지 못한 하루였다. 누적된 피로 탓이라고 마음속 울렁거림을 눌러봤지만 솔직한 이유는 이미 잘 알고 있었기에 애써 더 무언가를 하려 하지 않았다.
정작 오늘에서야 하루 늦게 새해를 맞이한 기분이다. 마침 아이가 친구와 키즈카페에 간 동안 작업에 몰두할 수 있었던 덕분에 5번째 플레이리스트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한 몫했다. 이번 주 내내 아이의 방학 기간이라 나에게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는데 오랜만에 몰입의 시간을 갖게 되니 마음에 여유가 좀 생기는 기분이었다. 아무리 아이가 사랑스러워도 종일 놀아주기란 역시 쉽지 않다.
그래도 2026년이 시작되었는데 아무런 계획을 세우지 않고 살아오던 데로 살아가는 건 아닌 듯하여 나름의 계획을 세워보았다. 어차피 세세하게 계획을 세우는 사람은 아니기에 굵직한 몇 가지 방향만 정리해 봤는데 솔직히 이건 좀 너무한가 싶을 만큼 단순해서 민망하긴 하다. 그러나 퇴사하고 5년을 겪어보니 많은 계획이 촘촘하게 짜여 있다한들 그걸 다 지키며 살아가는 건 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에 그보다 러프해도 방향만 가지고 유연하게 가는 게 더 효과적임을 알았다.
가장 굵직한 계획은 '콘텐츠에 몰두하기'라고 정했는데, 지금껏 해왔듯 글쓰기는 다시 0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1001번째 글쓰기를 시작했다. 그동안은 글쓰기 모임 일정에 맞춰서 쓰기를 시작했는데, 올해는 이와 상관없이 나만의 흐름을 이어가 볼 생각이다.
글쓰기가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은 플레이리스트 채널에 집중하는 것이다. 4번째 플리를 업로드하고 며칠간 방황 아닌 방황을 했다. 정말 뜬금없이 '내가 지금 이걸 하는 게 맞는 걸까?' 하는 불편한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다행히 밤사이 생각이 정리되어 지금 새로운 작업을 이어가는 중인데, 돌아보면 뭐든 오롯이 마음을 따라 시작한 것들 중에 꽤 자주 초반에 장애물을 만나는 경우가 있었다. 지금껏 그 앞에서 돌이킬 때가 많았는데 이번엔 이 또한 넘어가 보기로 했다.
이 두 가지가 가장 큰 계획이고, 이 외에도 여러 플랫폼에 틈틈이 기록 형태의 콘텐츠를 쌓아가려 한다. 시작했다가 또 멈춰버린 유튜브 개인 채널과, 팟캐스트 채널도 다시 이어가면서 여러 채널에서 나의 목소리를 내어가다 보면 그것들이 공명하여 삶을 이끌어 가는 힘이 되어줄 거라 믿는다.
신년 계획이라고 적어봤지만 실상 늘 해오던 삶의 연장이긴 하다. 그럼에도 나 자신에게 '자,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야'라고 명시해 주는 것과 아무것도 없이 익숙한 대로 시간을 보내는 건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꿋꿋이 새 해 첫 글에 기록으로 남겨본다.
그러고 보니 지난 5년간 내 성향도 참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외향형에서 이제는 내향형이 좀 더 강화된 듯하다. 남들 눈엔 여전히 이것저것 호기심이 많아 보인다고는 하지만 그 또한 정말 많이 덜어낸 것 같다. 매년 선택과 집중의 삶으로 나를 이끌어가다 보니 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더 가까워짐을 느낀다. 이제는 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것으로 빚어가기 위해 다시 시간을 쌓아가려 한다. 아무리 선을 그으려 해도 어디까지나 완벽주의 성향은 버릴 수 없는 나다움의 한 면이기에 앞으로는 이 녀석도 잘 활용해 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새 해는 여러모로 내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 좋은 시간이다. 시간에 경계가 어디 있겠냐만은 그럼에도 굳이 12월에서 다시 1월로 돌아가는 흐름 가운데 살아가는 만큼 해묵은 것들은 덜어내고 새 출발을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때다.
남들이 어떻게 살아가든 신경 쓰지 말고 오롯이 나의 삶에 집중해 보자. 2025년에도 1월에 가졌던 마음이 있었을 것이고, 또 그전에도 매 해 1월마다 품었던 바람이 있었을 것이다. 이룬 것도 있었겠지만 중간에 어디에서 흘려버렸는지도 모르고 살아왔던 것들도 있을 테다. 만약 그것들 중에 여전히 마음 한 편 남아있는 게 있다면 이번엔 한 번 끝장을 내보는 건 어떨까.
인생은 결국 마음을 따르는 게 답이라는 걸 기억하며 올 한 해는 더 나다운 삶을 살아가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