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은 새로운 시작일까, 아직 끝나지 않은 겨울일까

by 알레

추운 날이 계속되니 묘하게 가라앉는다. 가끔 유독 계절을 탄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이럴 때마다 글을 써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한 번쯤은 떠올린다.


글을 쓰기 시작한 뒤로 40년 내내 제대로 파보지 않은 마음을 파고들면서 서서히 나 자신에게 민감해졌다. 나와 가까워지고 민감해지는 건 좋지만 때론 그 덕분에 전에는 무던하게 지나치던 순간들이 이제는 도저히 긁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 간지러움처럼 다가온다. 그렇다고 또 시원하게 긁히지도 않을 때가 많아 적잖이 애를 먹는다.


감정이 메마른 것 보다야 낫지만 간혹 괜한 질문에 골몰하게 만들기도 하는데, 오늘따라 '1월'에 걸음을 멈춰 서게 되었다.


매년 1월을 맞이했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그럴 테다. 지금까지의 1월은 새로운 시작의 의미가 컸다. 1부터 12까지 숫자를 반복적으로 흘러가게 만들어 놓은 덕분에 인생으로 보면 13, 25, 37로 봐야 타당할 시간의 흐름이 매번 리셋되는 기분을 느끼고 살았다.


그런데 계절적 관점으로 바라보면 1월은 새로운 시작이기보다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겨울이기도 하다. 오히려 더 깊어져가는 길목에 서 있다. 오늘따라 유난히 가라앉았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 인지도 모르겠다. 깊어져 가는 겨울의 매서운 추위가 마음에도 살얼음을 띄운 듯하다.


사실 올해 유난히 다른 감정을 느끼는 건 마무리 짓지 못한 몇 가지 일들에 감정이 묻어 계속 이어져왔기 때문이다. 다 털어내지 못한 그 일들로 인해 마음 한 편이 내내 불편하다. 이번엔 다 정리하리라 숱하게 마음먹어 보지만 에너지가 거기까지 닿지 못하고 하루가 끝날 때면 찝찝함이 오히려 한 겹 더해진다.


이럴 거면 차라리 의도적으로라도 새로운 시작의 의미를 깊이 새겨볼 걸 그랬다. 새로운 마음으로 구입한 다이어리를 펼치고 늘 그랬듯 막연한 목표들이라도 끄적거려 볼 걸 그랬다. 행동이 감정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었을 텐데 올해는 그마저도 하지 못했다.


생각해 보니 퇴사 이후 내내 어딘가에 소속되어 왔던 것 같다. 이렇게 오래도록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며 살아온 적이 없었다. 근래에 자꾸 처음으로 돌아간 것 같긴 한데 그렇다고 또 처음과 같지는 않다는, 뭐라고 정의하지 못하겠는 감정을 자주 느끼고 있다. 아마 소속감의 부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또는 끝나지 않은 겨울과 함께 고독 속으로 깊어져 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1월은 새로운 시작인 걸까? 아니면 아직 끝나지 않은, 지난해부터 이어오는 겨울인 걸까?


오늘따라 유난히 이 질문에 발목이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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