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째 플레이리스트(플리)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것에 비해 9번째 플리는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회복했다. 그럼에도 수익창출 구간은 여전히 아득하지만. 업로드를 마치면 며칠간은 상황을 바꿔가며 계속 들어본다. 작업할 때, 잠잘 때, 이동 중에 음악을 들으며 셀프 피드백을 해본다. 만든 사람만 아는 작은 디테일의 변화가 있기 마련인데 꽤 만족스러워서 다행이다.
만족은 여기까지. 다시 10번째 플리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마냥 손 놓고 있으면 흐름이 끊기기에 지금보다 더 루틴화 하는 것에 집중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우선 주 2회 업로드를 목표로 10번째 플리는 금요일 밤 10시에 업로드하는 걸 마감으로 정했다.
요즘 낮에는 집중해서 처리할 일이 있어서 개인 작업은 주로 아이를 재우고 난 밤 중에 한다. 벌써 10번째 작업이지만 여전히 기획 단계가 제일 어렵다. 특히 만족스러운 썸네일을 디자인하기란 영 쉽지 않다. 우선 여러 채널을 둘러보며 레퍼런스 이미지를 수집해 본다. AI에게 이미지를 주면서 대화를 이어간다. 첫 결과물은 대부분 의도와 많이 벗어날 때가 많다. 아무래도 나조차 모호했던 만큼 AI도 제멋대로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게 당연하다.
엉망이어도 첫 이미지에서 시작하면 한결 수월하다. 지금부터는 무한 반복 작업이다. 집요하게 채널의 정체성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그저 그런 이미지가 아닌 클릭을 유도할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다. 정확히는 만들어 내라고 닦달하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듯싶다. 마치 까탈스럽게 굴면서 추상적인 지시를 내리는 상사처럼 괴롭히기를 몇 시간, 마침내 타협점을 찾았다.
그동안 작업을 해보니 여기까지가 거의 60% 작업이다. 지금부터 30%는 소위 ’ 막일‘라고 불릴 음원 작업이다. 지난번에 몇 백 개의 곡을 뽑아낸 뒤 겨우 15곡을 선곡했던 바로 그 작업. 다행인 건 그때 이후 기준치를 많이 내려놨다는 것이다. 안 되는 건 죽었다 깨나도 안된다는 걸 깨닫고 난 뒤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다행인 건 9번째에 만족스러웠던 프롬프트가 이번에도 꽤 잘 작동한다는 것이다. 잘하면 음원 작업이 의외로 수월하게 끝날수도 있을 것 같다.
유튜브 세계에 발을 붙여보겠노라 여러 차례 마음먹었지만 이번만큼 제대로 들어가 본 적은 없었다. 아무래도 좋아하는 음악이 중간 다리가 되어주니 마음가짐도 달라지긴 한다. 솔직히 플리 유튜브를 해보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만 해도 다른 것보다는 쉬울 줄 알았다. 나름 음악에 대해 좀 안다고 생각했고, 플리 유튜브도 평소에 많이 듣고 있었던 만큼 감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막상 해보니 대단한 착각이었음을 깨닫는다. 또한 조회수 몇 만, 몇 십만 콘텐츠를 뽑아내는 크리에이터들이 실로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그들의 기획력과 탁월함에 경의를 표할 뿐이다.
10번째 콘텐츠까지 작업을 해보니 스스로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어차피 내가 직접 작곡을 하고 연주를 하는 게 아닌 만큼 성패는 치열한 기획력에서 갈릴 것이라 생각하니 더 많은 분석과 공부가 필요함을 깨닫는다.
그동안은 내 만족이 좀 더 우선순위에 있었다면 앞으로는 청취자의 입장에서 더 깊이 고민해 봐야겠다는 마음뿐이다. 쏟아져 나오는 콘텐츠들 중에서도 되는 콘텐츠는 터지기 마련이니까.
긴 여정인만큼 배움의 자세를 잃지 않고 목표하는 수익화 단계까지, 그리고 그 단계를 넘어 브랜딩까지 이룰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그때쯤 되면 나도 누군가에게 좀 알려줄 수 있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