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던 걸까?'
나에게 수차례 물었던 질문이고 이에 대한 답 글도 여러 번 남겼다. 그럼에도 오늘 또 이 질문이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나는 다시 답을 찾아보았다.
이 질문이 반복해서 찾아올 땐 대부분 마음이 긍정적인 상태이거나 상황이 희망적이지 않을 때가 많았다. 오늘도 역시나 마찬가지였다. 주말부터 이어진 긴 연휴로 인한 피로감과 막판에 찾아온 목감기 증상까지. 종일 집에서 쉬었지만 몸이 무거운 상태로 앉아 있으니 마음도 가라앉았다.
여기에 더불어 '월 말 블루(Blue)'가 평소와 다르게 조금 일찍 찾아왔다. 질러 놓은 것들과 꿔다 쓴 것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월 말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우울감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혼자 사색하기 딱 좋은 환경이었다. 아, 여기에 내가 만든 음악도 한 몫했다.
최근 귀한 강의 제안을 하나 받았다. 일상을 '글'이라는 매개를 통해 콘텐츠로 만드는 것에 대한 강의인데 그동안 글쓰기와 관련된 강의는 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고살았던 터라 이번 제안도 고민했었다. 그럼에도 해보기로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는 나를 제한하고 있는 제한적 사고를 넘어서기 위함이고 나머지 하나는 직장인들에게 나다운 삶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보이는 모습이야 성공적이라고 내세울만한 건 아직 없지만 적어도 직장인이라면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는 '퇴사'를 단행해 본 사람이면서 동시에 5년간 글을 쓰고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들며 방황과 고뇌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만큼 적어도 나눌 수 있는 가치는 있을 거라 판단했다.
그러고 보니 지난 5년간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었던 동기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절박함'을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간 '글쓰기'에 대한 강의가 나와는 결이 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이유도 글쓰기의 동기가 '글쓰기' 보다는 '하루를 살아내기'에 더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아마 글 쓰는 이유에 대해 썼던 지난 글 속에 제법 많이 등장했을 단어가 '호흡'일 것이다. 처음엔 40살을 목전에 두고 아직 돌이 되지 않은 아이가 있는 가장으로서 퇴사를 앞둔 직장인의 고뇌를 기록하기 위해 글을 썼다. 그다음엔 직장인이라는 정체성을 떼어내니 아무것도 없는 빈털터리 같이 보이는 나를 증명해 내기 위해 썼다.
글쓰기는 육아를 하면서 지친 마음을 달래 주었고, 40대에 접어들면서 습관적으로 빠져드는 무력감에서 나를 건져내었으며,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주었다.
돌아보니 이 모든 게 '호흡'하는 시간이었고 그렇게 무너지지 않기 위해 매일 숨을 쉬었다.
지금도 이 마음은 변함이 없다. 여전히 삶에 대한 절박함은 지속되는 중이기에 글을 쓰며 마음이 숨을 쉴 틈을 내어주고 있다.
40대, 퇴사인, 육아 아빠, 작가, 콘텐츠 생산자 등 '직장인'을 벗어던지고 다양성으로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의 출발은 글쓰기였고 그 뿌리는 오늘 하루가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이었다.
'나는 무엇으로 글을 쓰고 있는가?' '나는 어떤 마음으로 오늘을 영위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한 번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면 좋겠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그것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삶의 의미는 더욱 짙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