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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Aug 14. 2022

나의 욕구를 알면 나답게 살 수 있다.

- 나를 알아가는 글쓰기

'나답다'는 말은 '나의 방식을 존중한다'라는 뜻입니다.
내가 원하는 환경과 상황에 나를 두는 적극적인 사랑법이죠.

책_자연스러움의 기술_김윤나 저 중



책에서 발견한 문장이 눈을 번쩍 뜨게 만든다. '나다움'이란 나를 적극적으로 사랑하는 방법이라는 표현이 진한 여운을 만들어낸다. 잠시 책 읽기를 멈추고 생각에 잠긴다. '나는 나를 많이 사랑해주며 살아왔나?' 흠...






여러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다 보면 마지막 한 개가 남았을 때의 상황이 난 늘 애매하다. 먹고는 싶은데 선뜻 젓가락을 든 오른손이 용기를 내지 못한다. 재밌는 건 나만 그런 건 아닌듯해 보인다는 것이다. 여태 잘 먹던 누군가는 갑자기 '휴우, 배부르다'라며 식사를 끝마친다. 또 다른 이는 애초에 그 남은 한 개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쳐다도 보지 않고 한 손에 든 핸드폰을 바라보며 자신의 페이스를 이어간다. 


재빠르게 주변을 훑어보니 경쟁자가 없을 듯하여 모두에게 선언한다. '이거 내가 먹는다', 그러고는 얼른 집어 나에게로 가져온다. 참, 이게 뭐라고... 가끔 강적을 만날 때가 있다.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남은 한 개를 가져가는 사람이 있다. 분명 바로 한 개 먹었으면서. 


직장 생활할 때 겪었던 소소한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그러면서 생각해보니 내 주변에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의 경우 대체로 자신이 지금 원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명확하게 아는 모습이었던 기억이 난다. 심지어 식탁에서 조차도 말이다. 맘 편히 내지르지 못하는 나와는 달리 거침이 없는 모습을 볼 때면, 마음을 들킬세라 나 또한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는 느낌으로 남은 식사를 이어가곤 했다.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책에서 읽은 것을 통해 나의 모습을 비추어보니 나는 참 나의 방식을 존중하기보다 언제나 한 발 물러서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도 분명 그 순간 같은 욕구가 있었지만, 나는 나의 욕구보다는 다른 이의 욕구를 먼저 생각하도록 스스로를 길들여 왔었나 보다.


'나다움'을 생각할 때면 늘 막연했다. 그럴만한 게 나는 나의 욕구를 분명하게 주장해본 적이 잘 없었다. 그 말인즉슨 내 안에 어떤 욕구들이 들어차 있는지에 대해 면밀히 바라본 적이 많지 않다는 소리다.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던 한 친구가 떠오른다. 취향을 물어볼 때면 자주 들었던 소리가,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라는 것이었다. 간단한 선택지에 대해서도 모호한 입장을 취하던 그 친구는 삶의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도 역시나 모호했다. 그 때야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하며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지만 이제와 알게 되는 것은, 자신의 욕구가 무엇인지 잘 몰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욕구는 곧 내가 행동하게 만드는 중요한 동기가 되어준다. 내가 매일 커피를 마시는 것, 내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콘텐츠를 만드는 것. 이 모든 것에는 나의 강력한 욕구가 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상에서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고 때론 갈등 상황이 빚어지기도 한다. 


또다시 떠오르는 일화가 있었다. 


아이가 돌이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육아가 시작되었다. 아이가 걷기 시작하고 하나 둘 손을 뻗어 만지기 시작하니 가만히 누워 지낼 때처럼 한가로이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되었다. 정신없이 아이를 챙기다 보면 어느새 하루는 다 가고, 집 안은 잔뜩 어질러졌다. 


점점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읽어야 할 책이 떠오르고, 뭔가 떠오른 생각을 글로 적어내고 싶은데 지칠 줄 모르는 아이를 아내에게 던져두고 혼자 방 안에 앉아 있을 수 없는 현실이 불편함을 넘어 짜증이 되어갔다. 


이때도 난 그냥 상황이 나를 짜증 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야 나의 욕구가 충족되지 못했음이 원이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책을 보며 적어보았다. '나는 어떤 욕구에 의해 움직이는가?' 


1) 소속감: 어딘가에 분명한 나의 역할이 존재하길 원한다.

2) 인정: 그 역할이 무엇이든 전혀 드러나지 않는 것은 싫어한다.

3) 칭찬: '잘한다, 잘한다'라는 말은 계속 해내고 싶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4) 성취감: 성취감이 분명한 일, 역할을 선호한다.

5) 성장: 단순 반복적인 일보다 그 일을 통해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배움이 있는 일을 선호한다.

6) 재미: 재밌어야 한다. 팀워크, 긍정 에너지가 넘치는 분위기를 좋아한다.

7) 자유: 함께하는 일이어도 일정 부분 개개인의 자율성이 존중되는 것이 좋다.


사람은 자신의 욕구가 안전하게 마련된 환경에서 자기다워질 수 있다고 한다. 윌리엄 글래서는 "사람들은 자각하기도 전에 자신의 욕구를 충족 시키키 위해 움직이며,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면 우울, 짜증, 염려에 빠지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책_자연스러움의 기술 중). 


현재 나의 삶을 돌아볼 때 육아 환경은 많은 부분 나의 욕구를 충족할 수 없는 환경이 될 수밖에 없다. 나의 욕구를 나열해보니 그중의 상당 부분 결핍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나답게 살고 있지 못하다고 느끼게 만들었음을 또한 깨닫게 되었다.


나답게 살고 싶다면, 나의 욕구를 먼저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현재 주어진 현실에서 그것을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을지 절충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오늘 나 자신에게 한 번 질문을 던져 보자.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중요한 욕구는 무엇인지'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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