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일상은 무엇으로 채워져 있나요?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유난히 많이 등장했던 키워드가 있었다. 일상력. 일상을 가꾸는 힘을 뜻하는 일상력은 다양한 챌린지 형태로 등장했다. ‘매일 1만 보 걷기’, ‘미라클 모닝’, ‘하루에 한 번씩 하늘 보기’ 등 일상의 소소한 실천으로 하루를 충만하게 가꿔가는 행동들이다.
일상력에 주목하게 된 것은 다름 아닌 나다움에 대한 고민과 관심이 생기면서부터다. 나다움을 이야기할 때면 뭔가 특별함이 전제되어야만 할 것 같다. 여기에 ‘진짜’라는 단어를 덧붙여 주면 그 기대심리가 더 커진다.
살짝 이런 의문이 생긴다. 사람들이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을 말할 때는 한편으로 재능이나 강점 영역이 내재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를테면, 나의 강점이 발휘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진짜 나다운 삶을 사는 것이라는 의미다.
이 부분에 대해 일부는 동의할 수 있다. 나다움을 잘 인지할수록 나의 강점 영역을 활용하시는 것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것은, 대부분의 일상을 살아가는 데에는 딱히 특별한 재능이 요구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주는 유난히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한 주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고, 모레로 미루다 보니 결국 또 마감일이 코 앞에 닥쳐버렸다.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이번 주에 내가 해야 할 일들이, 그것도 아직 손에 익지 않아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 몇 가지가 겹쳐 버렸다. 망. 했. 다... 어쩌겠나, 해야만 하는 일이니 애기가 잠든 새벽 시간에 열일 중이다.
집중해서 일을 하다가 잠시 허리도 좀 풀어줄 겸, 물도 한 잔 마실 겸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 컵에 찬 물 한 잔을 받아 들고 캄캄한 거실에 서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의 일상력은 무엇일까? 나의 일상은 어떤 것들로 채워지고 있을까.
육아 아빠에게 일상의 대부분은 역시 육아일 수밖에 없다. 육아는 크게 두 파트로 나뉜다. 파트 1, 아이가 함께 하는 시간, 파트 2, 아이가 어린이 집에 간 시간. 번외로 육퇴 후의 시간도 있겠다. 아이가 함께 하는 시간에 틈틈이 다른 것을 해보겠다는 무모한 시도를 몇 번 해봤지만 역시 무모했다. 그냥 아이랑 최선을 다해 함께 놀아주는 게 오히려 육퇴 시간을 당기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가 어린이 집에 가있는 시간은 자유 시간이다! 자유 시간이긴 하지만, 그중 일부는 아드님이 잘 지낼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시간을 할당해야 한다. 한 차례 폭풍이 지나간 자리를 말끔히 청소해놓고, 다 못한 장난감 정리를 한다.
마지막으로 육퇴 후의 시간은 하고 싶은 게 참 많다. 아내랑 맥주 한 캔 하며 넷플릭스 보기, 낮에 못다 한 글쓰기, 작업 마무리하기, 독서, 유튜브 콘텐츠 찾아보기, 강의 듣기, 때론 톡방에서 수다 떨기 등. 이거 다 하면 밤을 새도 모자라니 매일 하나씩 선택할 수밖에 없지만 뭘 해도 그저 좋기만 하다.
육아 외에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은 역시 글쓰기와 콘텐츠 만들기다. 두 가지의 공통점은 생산 활동이라는 점. 전업 육아 아빠인 만큼 내가 스스로 일을 찾아 하지 않으면 생산 활동이라고 할 만한 게 딱히 없다. 그래서 두 가지 활동은 나의 일상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마지막은 독서와 운동. 이 두 가지는 참 재미난 속성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나는 책을 읽을 때 뇌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독서 습관이 잘 길들여져있지 않다 보니 집중의 단계에 접어들기까지 시간이 제법 걸린다. 대체로 쉽게 읽히는 책을 보긴 하지만 그럼에도 문장을 곱씹어보기도 하고 저자와 대화하듯 책 속에 한 줄 메모를 남기도 하니 따지고 보면 나의 뇌는 쉴 새가 없다.
운동의 경우는 그 자체로 에너지를 소모하는 행동이다. 중량 하나를 더 늘려보려 하면 얼굴이 참 밉상이 된다. 그것을 감수하고서라도 한 개라도 더 들어 올리고 나면 몸에 힘이 쫙- 빠지는 경험을 한다.
그런데 독서와 운동이 무엇 때문에 재미나다고 느끼게 되었냐면, 분명 둘 다 적잖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지나고 나면 에너지가 그 이상으로 채워져 있다는 사실이다. 독서는 뇌를 활성화시켜줘서 다른 작업을 할 때 효율을 높여준다. 근력은 나를 지탱하는 힘을 만들어 주니 오랜 시간 앉아서 작업을 하는 나에게 필수이다.
그 외에도 매일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나의 하루를 채워주는 것이 있다면, 커피다. 커피를 빼놓고 나의 인생을 논할 수 없기에. 아침에 일어나면 끼니는 걸러도 커피는 절대 거르는 법이 없다. 직장인에게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커피는 생명수와 같다. 커피를 그라인딩 하는 소리부터 부풀어 오르는 커피번과 향기, 그리고 서버에 쪼르륵 흘러 담기는 소리. 나에게 커피는 후각, 청각, 미각의 복합체다. 이런 복합적인 즐거움을 주는 시간을 절대 포기할 수 없기에 오늘도 난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일상력이 높아질수록 나다움이 더 잘 발현된다고 생각한다. 나의 일상을 채우는 것들 중 대부분은 내가 좋아서 선택한 것들인 만큼 만족감도 높다. 뭐, 주어진 하루에 만족감을 느끼며 사는 것도 강점이면 강점이겠고, 글을 쓰고, 커피도 내리고, 콘텐츠도 만들고 하는 게 재능이면 또 재능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겐 그저 하루를 채워주는 즐거움의 요소들일뿐이다.
일상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즐거움이지 않을까 싶다. 누구를 위해 사용하는 시간이 아닌, 오직 나만을 위한 시간인 만큼 결국에는 즐거움이 남아야 한다는 것이 포인트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하나 둘 더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삶은 풍요로워진다.
코로나 팬데믹은 일상을 살아가는 방식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그중에는 함께하는 즐거움을 빼앗겨 버렸다는 것이 가장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더 다양해진 방법으로 함께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더 오랜 시간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오늘 하루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지 선택하는 것은 나의 몫이다.
즐거움으로 가득 채울 것인가, 아니면 짜증과 분노로 속을 긁을 것인가.
다시 한번 질문을 던져보려 한다.
당신의 오늘은 무엇으로 채워지고 있는 중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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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주제는 <일상>이에요.
이 글을 읽어주신 독자님도 한 번 글을 써보시는 건 어떨까요?
나의 일상에 대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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