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아빠에게 주말은 마냥 반가울 수만은 없다.

반갑지만은 않은 게 아니라 솔직히 힘들다.

by 알레

주말. 주 5일 동안 새벽부터 밤까지 쉬지 않고 달리는 사람들에겐 쉼표와 같은 시간. 빠르면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주말 동안 누구는 그저 편안한 휴식을, 다른 누구는 여행을, 또 다른 누군가는 만남의 시간을 가지며 저마다의 삶을 채워간다. 심지어 요즘엔 주말이 되면 주중에 하지 못한 스터디 모임에 참여한다던가,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자기 계발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도 있다.


주말은 대체로 긴장이 풀어지는 시간으로서 그 기능을 한다. 그래서 언제나 주말이 기다려지는 법이다.


그런데 말입니다. 과연, 육아맘, 육아 아빠들에게도 그럴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이는 어린이 집에서 내내 시간을 보내고 온다. 아침에 등원하면 신나게 노는 시간이 펼쳐진다는 뜻이다. 문득 어린이집은 아이에겐 천국과 같은 곳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갖가지 장난감을 꺼내어 맘껏 어지르고 놀 수 있고, 안전 매트 덕분에 이리 뛰고 저리 뛰어도 크게 다칠 염려가 없다. 아파트 단지의 가정집을 어린이집으로 사용하는 곳의 경우 대개 1층에 위치하니 층간소음 걱정도 없다. 그뿐인가, 때에 따라 에어바운스로 놀이터를 만들어 주기도 하니 아이들은 그 위에서 뛰고 구르며 그저 신이 난다.


기본적으로 아침에 등원하면 죽으로 요기를 하고 놀이 시간을 보내다 시간이 되면 점심에 간식도 먹는다. 그리고 낮잠을 자며 오전의 피로를 풀어준 뒤 하원하기 전까지 또 신나게 논다.


매일을 정한 프로그램에 따라 선생님들과 또 친구들, 형, 누나들과 한바탕 놀고 집에 돌아오면 그래도 밤에 잠들기가 조금은 수월하다. 이제 곧 두 돌을 눈앞에 두고 있는 내 아가의 경우, 그럼에도, 밤에 재우려고 누이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깡충, 깡충'을 외치며 방방 뛰기 시작한다. 여전히 부족했었나 보다.


주중 5일을 이렇게 보내다 맞이한 이틀의 주말. 집에는 소위 '만져도 될 것'들 보다 '만지면 안 되거나 자칫 다칠 수도 있는 것, 위험한 것' 또는 '엄마, 아빠 거'가 가득하여 서로 조심스럽다. 가끔 아가는 무언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본인이 '안돼-'라고 말한다.


그만큼 자주, 많이 들었다는 것이겠지...


하루가 흘러 점점 지루해질 때면 TV를 틀어 유튜브를 본다. 유튜브 속 다양한 콘텐츠를 보거나 엄마 아빠의 스마트폰 속에 저장되어 있는 자기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보며 그저 좋단다.


주말이 되면 아이는 늘 가지고 놀던 장난감 몇 개를 가지고 놀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내 지루해졌는지 식탁에 앉아 있는 엄마와 아빠에게 놀아달라고 때를 쓰기 시작한다. 이때다 싶어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밥을 먹고 있던 우리를 아이는 내버려 두지 않는다.


먹는 건 그나마 낫다. 어린이집에서 처럼 뛰어 놀 수도 없고, 공간도 안되고, 장난감의 종류도 다양하지 않으니 놀이를 통해 해소되어야 욕구가 절반도 못 채워지는 경우가 더 많다. 낮잠이라도 푹 자고 나면 밤 잠은 다 잔 아이처럼 정말 밤늦은 시간까지 어떻게든 버틴다. 결국 실랑이를 하거나 실랑이를 넘어 혼이 나야 겨우 자리에 누울까 말 까다.








탈곡기처럼 정신과 체력을 탈탈탈 털리고 나면 주말이 끝이 난다. 5일보다 긴 시간. 육아 아빠에게 주말은 그런 시간이다. 좋지만 마냥 좋을 수만은 없는 시간. '이렇게 놀아줘야지'라고 다짐한 것들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시간. 그래서 결국 '나' 편하자고 선택하는 것들이 더 많아지는 시간. 이것이 주말이란 말이다.


한편에는 미안함이 늘 존재한다. 고작 이틀의 시간을 온전히 감당하지 못하는 것 같은 나 자신이 아이에게 참 많이 미안해진다. 그러나, 아빠에게도, 엄마에게도 각자의 시간은 필요하기에. 아이와 부모 사이 시간에 대한 간절함의 정도에 따른 낙차가 크면 클수록 온도차도 극명해지기 마련이다.


이렇듯, 육아 엄마, 육아 아빠에게 주말이란 반가우면서 마냥 반길수 있는 시간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