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지속하는 가장 좋은 방법
며칠 전 글쓰기에 대한 노하우를 적어보았다.
그리고 그 마지막에 함께 쓰기에 대해 한 줄 언급했던 기억이 난다. (궁금하다면 아래 글 참고)
https://brunch.co.kr/@alejjandro/257
실전에 적용할 만한 글쓰기 다운 글쓰기 노하우야, 이미 저명하신 작가님들이 다 풀어주신 터라 그쪽으로는 달리 할 말은 없고, 이번에는 그저 초보 작가인 내가 꾸준히 뭔가를 할 수 있었던 방법에 대해 몇 자 적어보려고 한다.
작년에 브런치에 쓴 글을 세어보니 160개의 글을 썼다. 굳이 따지고 보면 이틀에 하나씩은 쓴 셈이다. 100 또는 1000이라는 숫자는 뭔가 힘이 있는 것 같다. 독서 100권, 글 100개, 월 1000만 원, 팔로워 1000명, 구독자 1000명 등. 일종의 분수령이 되어주는 숫자를 넘어서면 주변에선 '와우'라는 반응을 보인다. 덕분에 내심 기분도 좋고, 효능감도 상승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을 입어 올 해는 200개 쓰겠다고 내질렀다. 할 수 있으려나.
지금껏 내가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역시 함께의 힘을 빼놓고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여기서 '함께'의 정의를 먼저 내려보자면 이렇다. '혼자 또는 둘 이상.' 분명 '함께'라고 써놓고 '혼자 또는 둘 이상'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뭔 소리인가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 엉터리 같은 정의를 내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결국 글은 혼자 쓰는 것이니까.
글쓰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작업이다. 누군가 같은 화면을 보면서 동시에 타이핑을 하는 작업이 아니라는 소리다. 결국 써 내려가는 건 개인이다. 그래서 혼자라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한 바탕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분주한 하루를 보내도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는 나는 언제나 혼자다. 글은 결국 혼자만의 고요함 가운데 쓰인다.
정신없이 지나간 하루 속에 스케치한 것들을 정리하고 엮어내어 한 편의 글로 탄생시키는 시간. 그 시간은 언제나 혼자다. 가족도 친구도 스마트폰도 멀찍이 둔 혼자만의 시간. 그래서 함께 쓰기를 이야기하면서 '혼자'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혼자에 대해 한 가지 더 언급해 보자면, 물리적 공간으로서 혼자이거나 심리적으로 혼자이거, 둘 다 이거나라고 할 수 있다.
단, 혼자 지속할 수 있는 힘의 근원은 함께에 있다. 특히 나는 더 그렇다. 누군가는 혼자 뛰는 것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일 것이지만 나는 적어도 둘 이상의 사람들이 함께 뛰어줘야 더 잘하는 사람이다. 앞서 혼자만의 글쓰기를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누군가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커뮤니티를 잘 활용하는 편이다.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일정 기간을 함께 할 때 그 목표 달성의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요즘 시대에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생겨난 이유일 것이고 또 많은 사람들이 그 안에 속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느슨한 연대 속에 서로 부담 주지 않는 선에서 기분 좋게 독려해주는 모임. 이것이 함께가 가진 가장 큰 힘이다.
가령 글루틴(글쓰기 루틴 만들기)의 하루는 이렇다. 이른 아침 하루의 시작을 글 인증으로 시작하는 작가님들이 있다. 그분들 덕에 오늘 내가 해내야 할 목표를 재확인하게 된다. 중간중간 나누는 이야기들과 올라오는 또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한데 모아 읽다 보면 그 속에서 나의 글감들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읽는 재미는 보너스다. 같은 주제라도 쓰는 사람들 마다 저마다의 이야기가 서술되니.
하루의 끝자락이 될 때면 아직 인증을 끝내지 못한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이름을 불러주고, 마치 결승선을 앞둔 마지막 코너 지점에 서서 손뼉 치며 격려하는 코치가 된 것처럼 잔뜩 힘을 불어넣는다. 때론 누군가 나에게 이런 힘을 불어넣어 주기도 한다. 마지막 한 사람이 결승선을 통과할 때의 짜릿함이란. 만약 이게 실제 경기였다면 그 현장감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었을 것 같다.
하루의 모든 일정이 종료된 뒤 마음을 담아 작가님들께 나누는 끝 인사는 언제나 진심이다. 힘든 하루, 지친 심신을 뉘어 편안히 쉬어도 될 우리들은 왜 이리 고행하듯 글쓰기에 매진하는 것일까. 생각하면 늘 마음 깊이 감사와 감동이 밀려온다.
함께 한다는 것은 정말 소중한 것이다. 글로 만난 사이는 더 내밀한 것 같다는 한 작가님의 말이 떠오른다. 무언가 꾸준히 한다는 것, 아니 해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글로 만난 사이는 대부분 그런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난 오늘도 함께 쓰는 작가님들과 함께 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아마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 한 계속 그러고 있지 않을까? 이것이 내가 꾸준히 써내려 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