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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Jan 09. 2023

이것이 저의 새해 다짐이지 말입니다!

대충인 듯 대충 아닌 대충 같은 계획

출근길 지하철이 반가울 때가 있다. 이태원 사고를 무색하게 할 만큼 최소한의 빈틈까지 가득 눌러 채워가는 지옥철일지라도 가끔은 그마저 반갑다. 평소 집을 나설 일이 거의 없는 전업주부 육아아빠 프리워커의 삶. 마실 나가는 기분으로 올라탄 지하철이니 성난 파도처럼 쏟아져 내리고 빈틈을 매우려 오르는 인파 속에서도 그저 생동감이 좋을 뿐이다.


복잡한 그 상황 속에 나의 새해 다짐을 고민해 본다. 작년엔 그래도 나름 계획을 세워봤는데 하며. 흠.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할까. "맑고 깊은 물처럼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라"는 홍이인간(홍익인간 말고 홍이인간입니다) 뜻에 따라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할 수 있는 작은 실천 방안들을 세워봐야 하나? 아님, 세상은 개뿔, 그냥 이 한 몸 건사하기 위한 아주 이기적이고 지극히 사적인 계획들을 모색해봐야 하나? 


아, 고민을 거듭할수록 올해는 어쩐지 작년처럼 잔뜩 힘주어 계획을 세우고 싶지 않다. 


작년 10월, 11월 즈음만 해도 '끌어당김의 법칙'에 푹 빠져 뭔가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관련해서 책도 여러 권 구입하고, 또 요즘 끌어당김 콘텐츠로 나름 핫한 '하와이 대저택'님의 유튜브 콘텐츠도 매일 들었다. 그때만 해도 '그래, 구체적으로 쓰고, 매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그리고 잠들기 전에 확언을 하며 나의 무의식을 일깨워보자!'라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었는데. 지금은 그 두근거림이 어디 갔는지 찾을 수 없다. 


사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다. 마지막에 읽었던 책 <시크릿 - 거인들의 비밀>을 읽고 난 뒤 모든 환상이 다 깨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아니, 정확히는 난 실제가 아닌 환상을 바라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누군가처럼 나에게도 시크릿 종교의 약발이 필요했던 거다. 그 효과를 부정하진 않는다. 위의 책의 저자도 분명 효과가 있음을 강조한다. 다만 환상에서 깨어나야 함을 강조하고 있을 뿐. 어쨌거나 그렇게 환상이 거둬내니 결국 뭔가 되고 싶다면 답은 '실행하라'는 것 한 가지다 남는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었다.


역시 왕도는 없다. 뭐가 되고 싶다면, 돈 벌고 싶다면, 퍼스널 브랜딩이든 경제적 자유든 그게 뭐든 간에 하고 싶다면 그냥 죽어라 해야 하는 게 인생의 진리다. 옳은 방향으로. 


다시 계획으로 돌아가서, 작년에는 그래도 '책 출간해 보기'라던가, '주간 매거진 발행 해보기', '미라클 모닝', '꾸준히 사진 찍기'등 뭐 나름의 실천 계획이라도 있던 터라 어느 정도 이뤄낸 것이 있긴 했다. 근데 또 생각해보면 올해는 좀 더 심플하게 그러나 굵직하게 계획을 세워보고 싶어졌다. 막상 자잘한 무언가를 적어보니 첫째, 자주 들여다보지 않아 기억이 나질 않았고, 둘째, 본디 내 스타일이 아니어서 그런가 오히려 실천 의지가 잘 생기지 않았으며, 셋째, 이제는 더 센 자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한 해 동안 나름 레벨업이 된 것이라고 스스로 긍정적인 해석을 더해본다.


그래서 올해는 단순하게 딱 세 가지만 계획으로 적어보았다.


"읽고, 쓰고, 움직인다"


1. 읽는다

무엇이 되었든 매일 읽기를 실천해보기로 했다. 책, 글, 각종 콘텐츠 등. 글루틴을 진행하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다. 거듭된 퇴고와 에디팅의 과정을 거쳐 출간되는 책과 달리 날것에 가까운 개개인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분량에 상관없이 결코 쉽지 않다. 날것이지만 그래서 여러 스타일의 글을 만날 수 있고 정제되지 않은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보물창고를 매일 돌아다니는 셈이다.


시간을 아끼며 더 잘 읽어내기 위해 읽기의 근육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읽기의 근육을 키우려면 계속 읽는 것 밖에는 없기에. 올 해는 읽는 시간을 더 많이 가져봐야겠다.


2. 쓴다

이제 나의 삶에 쓰는 것을 제하고는 설명이 되지 않을 만큼 쓰는 삶은 나의 정체성과 점점 가까워졌다. 매일 쓰다 보니 제법 쓰는 것도 속도가 붙는다. 잘 쓰려는 생각을 내려놓아 가능한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갈증은 늘 존재한다. 잘 쓰고 싶어 읽고 매일 쓰는 것을 놓아서는 안될 것 같다. 


습관은 들이긴 어려워도 깨지긴 쉬우니. 이래도 쓰고 저래도 쓰는 삶을 실천해보기로 했다. 아, 적어도 브런치에 글 200개 이상은 쓰기로 했으니!


3. 움직인다

가장 필요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안 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움직이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운동. 100세 인생 시대에 마흔은 아직 반도 못 미치는 나이다. 게다가 김경일 교수님은, 재수 없음 120세까지 살게 될 수도 있다고 농담 섞어 이야기하시지 않던가. 100세든 120세든, 아님 그 보다 적든 앞으로 살아갈 날이 아직 많기에 몸관리는 필수가 아닐 수 없다. 라고 말하면서 여전히 이러고 사는 나를 깊이 반성해 본다.


움직임이 꼭 운동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실행의 의미도 담고 있다. 역시 올 해는 수익창출의 답을 반드시 찾아내야만 하기에 굳이 실행에 대한 부담을 매일 안고 살아가기로 했다. 안 그러면 안 하는 사람임을 잘 아니까. 


(저의 실행을 위해 누구든 적정선에서 리마인드 겸 쪼여주시면 감사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이것이 나의 새해 다짐이다. 아니 이것이 앞으로 나의 삶의 다짐이다. 더 구체적인 것은 먼슬리 원씽, 위클리 원씽을 정하여 그때그때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모색해보려 한다. 그동안 가장 나다운 마인드는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였다. 어쩌면 그 덕분에 삶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바꿔야 할 시점이 왔다. '되면 좋고 -> 되게 만들고', '안되면 말고 -> 안되면 될 때 까지 집요해지고'로. 물론 유연함을 기본으로 하되 좀 더 지독해져야 할 때가 왔음을 자각하고 있다. 


스스로 부담을 지우기 위한 실언 같은 선언을 해보자면 올 해는 꼭 2회 이상의 강연내 거 하나 론칭해서 수익창출을 해보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아니다. 더 이상의 실언을 막기 위해 일단 입을 틀어막아야겠다. 


나의 노션 첫 페이지.


오늘의 다짐을 미션으로 정하여 노션에 적어두었다. 그리고 보다 강력한 의지를 갖기 위해 2023 슬로건도 한 문 장 적어두었다. "더 지독하게! 나를 갈아 넣는다!!!" 빠바박. 느낌표가 무려 세 개다. 강력한 실천 의지가 느껴지지 않는가?


출근하듯 스튜디오를 향해 집을 나선 지하철 안에서, 매일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저들을 보며 이렇게 나의 삶의 계획을 정비해 본다. 그들처럼 나의 삶도 늘 치열하기에.




쓰기로 우주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팀라이트가 되었습니다. 이 달에는 순차적으로 앞선 작가님이 지정한 문장을 포함하여 글을 이어가는 글쓰기 릴레이를 진행 중입니다. 제가 지정한 문장은 <나의 삶도 늘 치열하기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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