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내일도, 아무튼 계속 씁니다.
매일 쓰기가 가능할까? 의문과 두려움으로 시작한 여정은 파일럿 프로그램까지 포함하면 총 세 달째 진행 중이다. 솔직히 가능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이미 그래본 경험이 있으니까. 사실 우리는 지나치게 '매일 쓴다'는 말에 겁을 먹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생각보다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기록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잊어버리는 듯하다.
물론 짧은 메모가 1200자 남짓되는 한 편의 글쓰기와 같냐고 하면 다르다. 그러나 1200자에서 2000자가량의 에세이 쓰기를 자소서를 쓴다 생각하면 또 그게 그리 버겁지만은 않게 다가온다. 중요한 건 내 의식에서 글쓰기를 무엇으로 받아들이고 있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나에게 글쓰기는 매일의 리추얼과 같다. 삶이라는 시간 속에 나를 끊임없이 마주하며 내어놓는 시간. 그것이 나의 글쓰기다. 오랜 시간 쌓인 글에는 나도 모르는 나의 흐름이 남아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도태되거나 나아가거나 둘 중 하나의 방향으로 흘러가는 게 인생이다. 이왕이면 나아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
오늘 누군가 나의 SNS의 글을 처음부터 쭉 읽어주었다. 팔로워 숫자에 따라 나름의 지위가 정해지는 SNS 생태계를 생각해 볼 때 그럴만한 분이 아닌데 정말 첫 게시물부터 쭉 그걸 다 읽다니. 놀라움과 감동으로 물어봤다.
나: "작가님, 갑자기 어찌 된 영문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작가님: "최근 슬럼프가 왔어요. 그런데 작가님(나)의 SNS글을 보다 보니 최근 그런 느낌을 받아서 동질감을 느꼈어요. 얼마 전 어떤 분에 제 게시물을 처음부터 쭉 봐주시고 댓글을 남겨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그분께 정말 많은 힘을 얻었던 기억이 나요. 작가님(나)께도 그런 작은 응원을 드리고 싶었어요."
그저 놀라운 일이다. 그러면서 납득이 가는 것은 글 속에는 나도 모르게 나의 진심이 스민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함께 쓰는 작가님들과의 만남에서도 느꼈던 것처럼, 우리는 서로의 글에서 서로를 만나게 되고 이를 통해 보다 더 내밀한 친밀감을 경험하게 된다. 이것이야 말로 글쓰기의 진정한 매력이고 재미다.
나의 게시물을 읽어주고 중간중간 정성스러운 댓글을 남겨주셨던 작가님처럼, 매일 함께 쓰는 작가님들께 나 역시 그런 마음을 계속 나눌 수 있는 사람이길 바라본다. 처음의 마음을 잊지 않고 앞으로 평생 함께 글을 쓰는 글친구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마음 그릇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어 진다.
그래서 오늘도 쓴다. 쓰고, 쓰고, 또 쓴다. 글쓰기야말로 마음 그릇을 키우는 좋은 수련이기에. 나를 솔직하게 내어놓음으로 누군가가 격 없이 나에게 찾아와 줄 수 있다면, 그리고 어렵지 않게 말을 걸어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영광이지 않을까.
나의 글에는 누구처럼 재치와 촘촘함은 없지만 그러나 따뜻함만은 서려 있길 바라본다.
그리고 지난 한 달 동안 함께 글을 써온 작가님들께서 그 온기를 조금은 나누어 가져가셨기를 또한 바라본다.
다시 시작할 한 달을 기대하며, 또 한 달의 글루틴 여정을 이렇게 마친다.
#팀라이트 #글루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