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신기한 인연이 또 있을까
글쓰기 시작한 지 벌써 3년 차. 그동안 나름 열심히 쓰려고 노력했고 있는 그대로의 솔직한 나를 꺼내 놓기 위해 또한 노력했으며, 그 덕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가장 감격스럽고 깊은 만남은 팀라이트 작가님들과의 만남이다. 이 만남만큼은 성덕이 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이전에 바라던 만남이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글로 만난 사이. 그동안 40년 인생을 살면서 참 많은 타인들을 경험했다. 친구라는 관계 안에 많은 사람들이 거쳐갔고, 지인이라는 범위로 확장시키면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나의 세계에 관계를 맺고 있다. 그중에 가장 신기한 만남은 단연 글로 만난 사이다.
글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오묘한 힘을 가지고 있다. 첫째, 쓰면 쓸수록 나를 깊이 바라보게 된다. 둘째,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의 유대감을 형성시켜 준다. 셋째, 일면식도 없는 사람일지라도 서로의 글을 공유함으로써 내적 친밀감과 유대감이 함께 생겨난다.
어제는 함께 매일 글쓰기 프로젝트를 실천하고 계시는 작가님들과 오프라인으로 만남을 가졌다. 대부분 처음 만난 분 들이거나 또 다른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한 번 만나본 게 전부였던 분들이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어색함이 없었다. 심지어 우리는 모두 초면과 다름없지만 서로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글 속에 각자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글 속에 담긴 서로를 이미 만났기 때문이다.
글을 통해 만난 사이는, 장담컨대, 다른 만남보다 더 내밀하다.
왜냐면 글 속에는 내 속의 내가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서로 공감하는 것이 있다. 글을 쓰는 시간은 결국 나를 쓰는 시간이고 나의 삶을 쓰는 시간이라는 점. 어떤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쓰는 글이 아닌 나 자신의 삶을 곱씹어가며 쓰는 글은 진솔하고, 오랜 시간 푹 고아낸 국물처럼 진하다. 물론 내면 깊은 곳의 감추고 싶은 것을 모두 들춰내지는 않지만 최대한 나의 어떤 점들이 기록된다. 그러니 약 한 달 남짓의 기간 동안 서로의 글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서로를 이미 알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일일수밖에.
모임 중에 서로의 글쓰기에 대해 묻고 싶었다. 그러나 삼켰다. 왜냐면, 각자의 삶을, 서로에 대해 궁금한 점을 자연스럽게 나누는 그 시간이 오히려 좋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나 신기한 인연이다. 그리고 멋지다. '글로 만난 사이'라니.
옛말에 '지음'이라는 단어가 있다. 사전적 의미로 지음은 자신의 속마음까지 알아주는 친구이다. 어쩌면 <글루틴> 작가님들과의 인연은 마치 지음을 만나 것과 같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글 속에 내비친 나의 속마음을 보고 때로는 위로를, 또 때로는 격려를, 그리고 또 어느 날은 축하를 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글 쓸 맛이 난다.
앞으로 또 어떤 삶을 나누게 될까.
함께 쓰는 우리들의 시간에 더 많은 호기심과 기대를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