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

- 죽음을 기억하라

by 알레

삶이라는 시간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곧 죽음일 것이다. 죽음을 기억한다는 것은 삶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죽음 앞에 삶에서의 아등바등거림은 참 그 의미가 무색해지는 것 같다. 더 가지고 싶은 마음, 더 편안해지고 싶은 마음, 나중으로 미루는 모든 것들, 이기심들, 출근길에 5분 더 빨리 가려고 안하무인으로 차선을 바꾸는 사람들, 신호대기 후 출발이 조금 늦었다고 경적을 울리는 차들, 남들보다 조금 더 가졌다고 없는 사람 무시하는 사람들 등. 인간존중의 상실이 삶에 아주 큰 의미인 모든 사람들의 모습이 참 애처로워 보이기까지 하다.


‘죽음이라는 것이 곧 찾아온다면 당신은 어떻게 사실 겁니까?’라는 식의 질문을 종종 보게 된다. 자기 발견 또는 자기 계발에 필수로 등장하는 단골 질문일 것이다. 이 질문을 받게 되면 늘 동일한 답은 첫째, 현 직장을 그만둔다, 둘째 재산을 정리하고 가족들과 세계여행을 떠난다, 셋째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 다 만난다, 넷째, 가진 것들을 나눈다, 그리고 다섯째, 그냥 푹-쉰다라고 답했던 것 같다.


그런가 보면 정말 직장 생활에 대해 만족감이 많이 떨어지는가 보다. 의미를 부여해보기도 했고 노력도 해보았지만 이런 상태로는 아니라는 결론뿐이다. 위의 질문에 일말의 고민도 없이 무조건 직장을 그만둔다가 1순위이니 말이다.


'생의 끝자락으로부터 현재의 삶을 바라보기'는 사실 개인적으로는 오래전부터 종종 해왔던 것 같다. 그 계기도 웃긴 게 어릴 적 좋아했던 무협지에 그런 말이 나왔던 것 같다. 온 세상을 통치하게 된 절대군주에게 주인공이 이렇게 말하는 장면이 나왔다. "죽어서 땅에 묻히면 그저 한 평 남짓이면 될 것을 다 가져서 무엇하시렵니까?" 나에게 이 대사는 참 큰 충격이었나 보다.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의미 있는 질문인 것 같다. 부의 정도와 상관없이 삶의 목적을 어디에 두고 사는지에 대해 고민해보게 만든다. 주변에 사업하시는 분들을 볼 때 '참 멋지다'라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분들도 있지만 반대로 '참 불행해 보인다'라는 느낌을 주는 분들도 있다. 당연히 자산은 많다. 월급쟁이들과 비교해보면 누가 봐도 풍족하다. 그러나 그 얼굴에 낯빛은 갈수록 어두워진다. 모르긴 몰라도 그 속은 점점 타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뭐 사례가 이뿐만이겠나 싶다. 매일 뉴스에서 보는 수많은 권력자들, 재력가들 대부분이 사실 끝나지 않는 바벨탑을 쌓기에 혈안이 된 사람들 같아 보이니 말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다시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더 가져서 무엇하시렵니까?"




나는 결코 인생무상, 인생의 덧없음을 이야기하고 싶은 게 아니다. 나 역시 삶에 욕심이 있고 더 갖고 싶은 사람이다. 그러나 적어도 인간존중은 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그 인간존중에는 자기 자신과 가족도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직장인들끼리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 있다. 열심히 일해서 정년퇴직할 때쯤이면 퇴직 선물로 '암'을 받아 나온다고. 참 얼마나 슬픈 우리네 현실의 자화상이 아닌가. 먹고사니즘이 너무나 중요한 것은 맞지만 제 몸 죽여가며 그렇게까지 살아야 하는 현실이 참 야속할 뿐이다.


제발 무엇이 중요한지 잊지 말았으면 한다. 만약 오늘 내가 언제 멈춰야 할지 모르겠다면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두 눈을 감은채 죽음의 문 앞에 자신을 세워 놓아 보길 바란다. 그러면 아마 조금은 느껴지는 것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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