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나를 알레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레 Apr 20. 2023

선택과 집중

목적에 집중하자.

세상엔 참 유명한 음식점들이 많다. 아니, 이젠 도처에 깔린 게 다 맛집 같아 보인다. 돈을 내고 마케팅을 돌리는 것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리뷰가 수백 수천 개 쌓인 점포들이 허다하다. 그런데도 막상 가보면 그저 그런 집도 있고, 이 집 제대로네! 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곳도 있다. 차이점은 단 하나. 본질. 맛이다. 


본질은 중요하다. 그러나 본질만 추구하면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살아남기 위해선 군더더기가 필요하다. 어느 날 군더더기는 날개가 되어 비상하게 만든다. 떨어지지 않으려 붙잡다 보면 또 다른 군더더기가 붙는다. 그렇게 하나 더, 하나 더, 붙다 보면 본질이 보이지 않는다. 사업을 잘 굴러갈지 몰라도 어딘가 헛헛함이 남는다. 


인생도 그렇다. 각자의 삶에도 본질이 있다고 생각한다. 달리 표현하자면 본래의 목적. 나는 크리스천이다. 그러니 나의 목적은 창조주의 뜻을 알고 그 뜻에 맞게 살아가는 것이다. '나의 삶은 무엇에서 평안을 얻는가?' 이 질문을 깊이 고민해 보고 답을 달아보자. 다 가져봐야만 답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가령 돈을 예로 들어보자. 돈은 삶을 편리하게 해 준다. 벌이 없다가 첫 월급을 받았을 때, 보너스 달에 평소보다 더 큰 액수의 금액이 찍혔을 때, 그때의 기분을 떠올려 보면 알 것이다. 할부로 질러도 무언가를 큰 망설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넉넉함이 내 안에 존재했음을.


그런데 과연 돈이 나를 평안하게 했던가? 아니. 답은 아니다. 편리와 평안은 엄연히 다른 감정이다. 이만큼 살아보니 주변에 그래도 제법 돈 좀 있는 사람이 한 두 명은 있다. 그런데 옆에서 보는 모습은 돈 때문에 평안하기보다는 다른 무언가가 오히려 그들을 더 평안하게 해 주는 것 같았다. 


요즘 자꾸 그런 생각이 든다. '나 이거 다 알았던 건데. 이거 참 숱하게 오랜 시간 들어온 얘기인데.' 근데 그것들이 깨달아진다는 마음. 벅차오름과 비슷하고, 뭉클함과 유사하며, 알게 모르게 뭔가 해소되는 그런 느낌 상태. 오늘도 나에게 그런 메시지를 던지는 한 사람을 만났다. 애초 만남의 목적은 그냥 커피 한 잔 과 담소를 나누기 위함이었는데, 이야기의 방향이 점점 달라지더니, 같은 신앙을 가진 그 사람을 통해 나에게 쿡- 하고 하나의 메시지가 박힘을 느꼈다. 


'그랬구나. 내가 자꾸 군더더기를 붙여왔구나.'

'설계도는 펼쳐볼 생각을 안 하고 돋보기를 들고 문제점을 찾아다녔구나.'


이제 다시 선택과 집중을 할 때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돌아오는 길에 먼저 카카오톡 채팅방을 하나 둘 정리했다. 돈벌이에 대한 궁금함과 혹 뭐라도 얻어걸릴 게 있으려나 하는 생각에 남아있던 모임들을 정리했다. 결이 맞지 않음을 진작부터 알았으면서 잘라내지 못했던 이유는 그저 나의 불안함 때문이었다. 그것들이 오히려 내가 집중해야 할 것으로부터 훼방꾼 노릇을 했음을 알면서도 내치지 못했던 나를 반성한다. 


그리고 활동이 뜸해진 모임에서도 정중히 인사를 남기고 나왔다. 커뮤니티 활동은 득이면서 한 편으론 독이 될 수 있다. 소속감이 고픈 나 같은 사람에겐 안정감을 주지만 의미 없는 흐름을 쫓아가다 보면 정작 소득 없이 흘러간 시간에 대한 후회만 남을 수도 있다. 그러니 스스로 냉정해질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관계에서도 정리가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그동안 관계 중독자였음을 알게 되었다. 이 또한 역시 소속감과 존재감에 대한 확인을 통해 불안감을 희석시키고 싶었던 마음 때문이었음을 잘 안다. 그러나 그 많은 관계들을 통해 나는 어떤 의미를 얻었으며 또 상대방에게 무엇을 제공해주고 있나를 고민해 보면 결국 별것 없었음을 인정하게 된다. 물론 친밀감도 중요하지만 친교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면 이 또한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최근 자주 이런 말을 한다. 2023년 4월은 뭔가 있다. 정말 그런가 보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메시지를 전해준다. 아니 정확히는 만나게 하시는 사람들을 통해 메시지를 듣게 하신다. 감사한 건 그것을 메시지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남은 건 선택과 집중이다. 이것은 온전히 내 몫이니, 선택하는 그것이 옳은 방향으로 향하길 바라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퇴사 후 성장을 위한 헛발질은 감내해야만 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