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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Apr 19. 2023

퇴사 후 성장을 위한 헛발질은 감내해야만 한다.

첫 번째 도미노를 쓰러뜨릴 때가 반드시 온다.

최근 약 2년간을 돌아보면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살아온 것 같다. 아무래도 회사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몸부림 덕분일 테다. 꾸준한 자기 계발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길 바랐다. 블로그 강의, 인스타그램 강의, 퍼스널 브랜딩 강의, 카피라이팅 강의, 지식창업 강의, 유튜브 강의 결제, 도서 구입, 커뮤니티활동 등 정말 많은 돈을 나를 위해 썼다. 강의뿐만 아니라 정기 구독 결제 등, 나의 성장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결제한 돈이 아까워서라도 꾸역꾸역 들여다보게 만드는 환경설정은 나름 좋은 방법이긴 하다. 자칫 강의의 필요성 여부보다 마케팅에 후킹 당해 결제하는 경우라는 위험 요소가 존재하긴 하지만 할 수만 있다면 나를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난 성장에 진심이라는 자부심으로 퇴사 후의 살아왔다. 흐름을 잘 탈 때면 주 당 두세 권의 책을 읽을 때도 있었을 정도니. 


그러나 변화의 불씨는 지겹도록 눈에 보이지 않았다. 애쓰는 만큼 뭐라도 좀 타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그럴만한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아 그저 답답했다. 뭐가 문제일까. 스스로 고민하고, 지인들에게 묻기도 해 보지만 그때까지도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던 중 최근 우연찮은 계기로 한 가지를 깨닫게 되었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다라는 심정으로 참여한 커뮤니티의 강의를 듣던 중 주어진 과제를 확인하는 순간 내면에서 올라온 본능적 거부 반응을 느꼈다. '아, 이거 하기 싫은데', '귀찮은데', '재미없을 것 같은데'. 그때 알았다. 내가 늘 돌아섰던 지점. 나에게 변화가 일어나지 않은 가장 큰 이유. 반드시 넘어야만 할 스테이지 하나를 넘지 않고 계속 주변만 맴돌고 있었다는 사실.


순간 과거에 친구와 성장에 대해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이 친구로 말할 것 같으면, 작년에 인스타그램 기준 팔로워 1K대였다가 퀀텀 점프를 하듯 순식간에 10K대로 진입한 친구다. 그 순간만 보면 짧은 시간에 굉장한 도약을 해낸 것으로 보이지만 그 지점에 이르기까지 과거 2~3년가량의 시간 동안 수 차례 헛발질을 해왔다고 했다. 


이거였다. 헛발질. 아이가 걷기까지 넘어지는 과정이 반복되어야 하듯, 성장을 위해 시행착오를 겪는 시간은 반드시 겪어야만 한다. 불과 이틀 전에 작년에 결제했던 1년짜리 강의 기간이 만료되었다. 나름 고액의 강의였는데, 결국 모두 소화해내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는 하지 않은 게 맞다. 비싼 수업료를 치른 셈이다. 


이번에 나는 다시 그 지점에 서있다. 매번 돌아섰던 바로 그 지점. 이미 본능은 돌아가자고 나를 밀친다. 재밌는 건, 이제 나의 눈은 그 너머에 고정되어 있다는 사실. 그랬더니 두 다리가 시선과 같은 방향을 향해 선체로 버티기 시작했다. 익숙한 선택을 반복하던 본능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마음도 나와 같은 방향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이번엔 반드시 넘는다!' '이번에도 못 넘으면 끝이다.' '본능아! 나대지 마라!'라고.


이제야 헛발질의 총량이 다 채워졌나 보다. 기대감이 차오른다. 나도 좀 올라가 보고 싶다. 나에게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한 요즘이다. 그동안 자기 계발 서적에 나왔던 실행에 대한 메시지들과 지인들을 통해 들었던 실질적인 내용들이 모두 꿰어 맞춰지는 기분이다. 


퇴사 후엔 누구나 불안하다. 많은 준비를 했다 해도 구 할은 맘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는 게 인생이다. 그럼에도 견디면 때가 온다. 헛발질의 총량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러니 '그게 언제다'라고 딱 부러지게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한 가지 시그널이 있다면 머릿속에 담아 두기만 했던 것들이 선명해지는 기분이 들 때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치 내가 대단한 성과를 이루고 회상하는 것처럼 오해할까 봐 하는 말인데, 현재 나의 위치는 '선명해지는 기분이 들 때' 지점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나에게도 미지의 세계다. 그러나 지금은 그저 이번 스테이지를 넘어서고 싶을 뿐이다. 그다음은 그때 가서 겪어보고 다시 기록해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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