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움에 대한 착각

나다움을 발견하기 위해선 먼저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by 알레

브랜드 다움. 누군가에게 기억에 남는 브랜드가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브랜드 다움'이 잘 자리 잡혔다는 소리겠다. 브랜드를 인지하는 방식이 저마다 다른 것을 보면 '다움'은 곧 '이거다'이라고 한 마디로 정의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누군가에게 인지되고 있다는 것. '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것이 담아내는 메시지가 잘 전달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를 퍼스널 브랜딩의 관점에서 개인에게 적용하면 자기 다움이 될 것이다. 상업적인 브랜드와는 달리 개인이 자기 다움을 갖는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 듯하다. 그리고 이것이 퍼스널 브랜딩에서 대부분 막히는 부분일 것이다.


나에게도 늘 숙제 같이 남아있고 여전히 구축해 나가는 중인 자기 다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자기 계발을 시작할 처음과는 분명 다르다는 점이다. 그때와 지금을 돌아보며 나다움에 대해 착각하고 있었던 것들을 정리해 보았다.


착각 1. 나다움은 숫자로 결정된다.


나다움에 대해 내가 가장 크게 착각했던 것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나다움에 대해 '숫자로 표현되는 무언가'라고 여겨왔다는 사실이다. 쉽게 말해, 인스타그램 팔로워 숫자, 브런치 구독자 숫자, 블로그의 이웃 숫자, 각각의 콘텐츠에 대한 반응도 등. 숫자가 커질수록 나다움이 세팅되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머릿속에서야 전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다움'은 정량적인 것이 아닌 정성적인 속성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줄곧 그렇게 생각해 왔다고 여겼다. 그러나 나의 실제적인 반응을 점검해 보니 나는 정량적 지표가 의미 있는 크기에 도달해야 비로소 나다움이 형성된다고 믿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면 더더욱 숫자로 나타나는 반응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전략적으로 숫자를 끌어올리는 방법들을 적용시키며 이상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이런 것들이 진짜 '나다움'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본캐와 부캐. 온라인 페르소나. 이런 단어를 보면 본래의 나와 다른 나를 꺼내어 활동하는 것을 떠올려 볼 수 있다. 물론 완전히 분리된, 전혀 다른 사람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오랜 세월 살아온 진짜 나와는 다른 면모를 만들어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렇다면, 나의 부캐는, 나의 페르소나는, 진짜 나다움을 갖추고 있는 모습일까?


이런 질문들이 생겨나는 순간 나는 보이는 지표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나다움은 그런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이제는 분명히 알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드러나는 지표와 상관없이 콘텐츠에 지속적으로 묻어나는 감출 수 없는 나의 색깔. 그것이 자기 다움이다.



착각 2. 나다움은 타인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다.


'브랜딩이 잘 되었다'라고 표현하는 경우를 떠올려 보면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잘 인지되어 있다'라고 해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부터 시각적으로 나타나는 모든 것들이 중심의 메시지를 가지고 소비자들에게 잘 전달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브랜드 다움'은 외부 세계로부터 형성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누군가에게 그렇게 불려지기 전에 브랜드는 계속 같은 메시지를 외부로 전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다. 개인의 브랜딩도 자신의 메시지를 꾸준히 외부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나의 구독자들 또는 팔로워들은 그 메시지에 동의하는 사람들이다. 즉,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전하는 메시지가 먼저고 그다음에 외부의 반응이라는 의미다.


나다움은 자신의 내면의 것이 꺼내어지면서 형성되는 것이다. 아니, 내면에 존재하고 있지만 그것이 표현되면서 구체화되는 것이라고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즉, '타인이 날 이렇게 부르더라'가 아니라 '나는 나를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어'라는 것.



착각 3. 나다움은 찾기 쉬운 것이다.


퍼스널 브랜딩 강의를 하는 사람들은 한결 같이 말한다. 참, 쉽죠? 쉬운 줄 알았다. 쉬울 거라 믿었다. 나에 대한 것이니까.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것은 쉬운 것이 아니었다. 왜 그럴까?


한 번 생각해 보자. 누군가 당신에게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라고 물었을 때, 당신의 답은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로 끝나는지 아니면 '나는 이런 사람인 것 같아요'로 끝나는지. 만약 '~같아요'라고 끝난다면 스스로 확신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근데 이 부분은 다른 누구보다 내가 그렇기에 왜 그런지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상황에 따라 기분에 따라 입장이 달라지니까.


여기가 중요한 포인트다. '~다움'은 순간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이다. 평균의 개념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가령 어느 날은 짜장면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날 동안 짬뽕을 선택해 왔다면 그 사람은 짬뽕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평균의 개념이라는 말은 누적된 세월의 길이가 필요하다는 뜻이고 그래서 한두 달 고민으로 또는 한두 해 고민으로 쉽게 찾아낼 수 없다는 뜻이다.


나다움을 찾기 위해선 더 오랜 세월을 거슬러봐야 한다. 나의 역사를 되짚어 봐야 좀 더 그것에 타당성이 생겨난다. 이럴 때 가장 도움이 되는 건 남겨진 기록이나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의 증언이다. 그마저도 없다면 듬성 듬성인 기억을 최선을 다해 더듬어 보는 수밖에.


나 같은 경우 적성 검사나 MBTI 유형 검사 같은 것을 받을 때면 전혀 다른 새로운 나를 발견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결과를 받아보면 결과는 늘 한결같았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나를 재확인하는 것뿐이었다. 그곳에 새로운 나는 없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 내가 가졌던 오류들을 적어보았다. 아마 비슷한 오류를 범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왜 그렇게 나다움에 집착하게 되는 것일까? 퍼스널 브랜딩, 나다움, 이런 것들에 대해 어쩌면 지나친 환상이 더해진 건 아닐까? 마치 이것들이 무슨 마법의 주문처럼 모든 걸 이루어 줄 것 같은 환상. 그리고 나다움을 찾게 되면 나를 브랜딩 하는 것은 쉬워질 것 같은 착각. 적어도 난 이렇게 생각해 왔다.


그러나 나다움은 어쩌면 삶을 살아가는 동안 함께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의 삶의 무수한 오류와 시행착오를 범하고 그것들을 바로잡아 가는 과정을 통해 더욱 견고해지는 것이 나다움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과정 중 어느 시점에서 누군가가 나를 그렇게 인식해 주는 것, 그것이 결국 개인이 브랜딩 되는 것이라고 정리해 보았다.


그러니 나다움을 찾고 싶다면, 퍼스널 브랜딩을 하고 싶다면 자기 자신을 깊이 탐구하는 것이 먼저다. 나와 마주하고 나에게 묻고 나를 기록하는 것이 먼저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또다시 오늘치의 나를 기록하기를 반복한다. 나를 기록하는 것은 곧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향해 노를 젓는 것이니 오늘도 난 멈추지 않고 계속 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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