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살 자기 계발 보고서 ep.03
직장생활을 안 하고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9 to 6의 삶을 벗어날 수는 없을까?
시간의 통제권을 가지고는 살 수 없는 것일까?
직장 생활에 회의를 느낄 무렵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질문들이다. 무엇보다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아이였다. 아이가 태어나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직장인들이 일할 때 난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그들이 쉴 때 일하는 삶을 산다면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날에 아이랑 더 많은 곳에 가볼 수 있고,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구하였고, 두드렸으며 찾았다. 그리고 허대리님을 만나게 되었다.
뭐해? 너의 사업을 시작하지 않고
처음 시작은 클레버리의 비즈니스 코스(이하, 클비코)였다. '나만의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다고?' 두근거렸다. 귀여운 수익이라도 월급 소득이 아닌 사업 소득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때 이 카피는 뇌리에 팍 하고 꽂혀버렸다. 무조건 '고!'였다.
클비코 스텝 1은 총 네 가지 코스로 진행되었다.
1) 비즈니스 캔버스 - 자신의 서비스를 정의하고 타깃층과 수익화 방법을 표로 작성한다.
2) 브랜드 아이덴티티 - 비즈니스 캔버스로 만든 서비스에 한눈에 들어올 수 있는 BI를 만든다.
3) 소개 페이지 작성 - 이 서비스가 왜 필요한지, 어떤 불편함을 해결해 줄 건지에 대해 작성한다.
4) 고객 만나기 - 실제로 서비스를 판매해본다.
그리고 스텝 2는 마케팅적인 요소에 더 집중된 심화 코스로 진행되었다.
1) 페르소나 만들기
2) 카드 뉴스 만들기
3) 소구점 및 카피 만들기
4) 온라인상의 각종 채널에 콘텐츠 발행하기
약 두 달의 과정에 대한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난 아직도 나만의 비즈니스를 시작하지 못했다. 왜일까? 가장 중요한 핵심을 놓치고 있었다. 난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있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을 떠나서 내가 뭘 할 수 있는지조차 깊이 고민해본 적 없이 그냥 마음만 앞서 나갔던 것이다.
이 서비스가 필요한지 확인해볼 방법조차 몰랐다. 사람들이 뭘 필요로 하는지 분석하는 시간조차 가져본 적이 없었다. 그냥 모든 것이 다 막연한 채 참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고 있었다. 너무 답답해서 허대리님을 찾아갔다. 그리고 깨달았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의미 있는 경험치를 쌓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요즘 초보가 왕초보를 가르치는 시대다, 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 말인즉슨 적어도 초보는 되어야 하는데 난 여전히 왕초보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 나조차 나를 의심하는데 내가 무슨 수로 누군가에게 가치를 제공해줄 수 있을까.
스텝 1, 2를 마치고 나니 처음의 두근거림이 이미 사라진 지 오래고 답답함과 막연함만 남았다. 시간은 흘러가는데 난 마치 나의 무능을 확인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한 기분이었다. 그러나 생각의 관점을 바꿔보기로 했다. 나 자신의 무능을 확인했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를 발견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어차피 난 이제 자기 계발을 시작한 왕초보 아닌가. 멈추지 말고 계속 시도하자. 지금 내가 할 것은 이것뿐이다.
나에게는 앞으로 성장할 기회만 있을 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