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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속도가 중요한 이유

사실 삶은 다 엇비슷하다.

by 알레
"사실 누구나 다 비슷하지 않을까요? 저도 늘 벼락치기하듯 해요. 처음 해보는 일에 대해서는 막막함에 한참 손을 놓고 있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계속 도전해 볼 수 있는 이유는, 한 가지 결심을 했기 때문이에요. 지금까지 스스로 제한했던 틀 안에 더 이상 나를 가두지 않기로 했어요."


지인과의 만남에서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온, 오프라인에서 몇 번 만남을 가진 적은 있지만 개인적으로 만나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서너 걸음 뒤에서 바라볼 때는 무엇이든 척척 잘 해내는 사람으로 보였고, 최근 몇 달 사이 SNS 팔로워 숫자가 급상승한 사람이기에 어떤 사람일지 호기심이 생겼다. 무엇보다 내면에 안고 있던 문제에 대해 어떻게 답을 찾아냈는지, 궁금했다.


오고 간 많은 대화들을 복기해 볼수록 이 사람은 나랑 참 많이 닮았구나 싶었다. 멀리서 바라봤을 땐 문제의 답을 찾아 이제 본인만의 페이스로 달려 나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내 생각이 틀렸다. 그래서 오히려 더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정확한 이유일지는 모르겠지만, MBTI는 E, I 하나만 다를 뿐, 나머지는 NFP로 동일했다. 그리고 애니어그램마저 9번 유형으로 같았다. 많은 부분 공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때문이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만큼 문제를 만났을 때 심리적으로 반응하는 방식이 상당 부분 유사했고, 덕분에 더 쉽게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사람 사는 게 다 제각각이지만 또 어딘가 엇비슷하게 살아가는 것 같기도 하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야 분명 다르다. 단순히 SNS의 팔로워 숫자나, 구독자 숫자, 소득 수준이 제각각이듯, 보이는 모습으로 비교하자면 순위가 매겨지듯 높고 낮음이 확연하다. 사실 이 때문에 우린 서로에 대해 쉽게 우열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러나 꺼내 놓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내면의 세계를 만나면 우열감이 아닌 공감을 하게 된다.


최근 삶에 대한 고민으로 깊은 침체기를 경험했다. 침체기를 경험하는 동안 나 자신의 무능력함을 곱씹었다. 그러나 지인과의 만남을 통해 내가 나에게 얼마나 못되게 굴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성장 과정은 누구나 동일하다. 걷다가 넘어지고, 뛰다가 자빠지기를 무한히 반복한다.


지금 나는 나름 열심히 걷다가 크게 발목을 접질렸을 뿐이다. 그러면서 '나는 왜 그 순간 움푹 파인 땅을 보지 못해서 발목을 접질렸지'하며 자책하고 있었다. 지금 해야 할 건 후회나 책망이 아니라, 부기가 빠지기를 기다리는 것뿐. 다시 걸을 수 있을 때까지 잘 회복하는 것뿐인데.


누구나 자신을 제한하는 틀이 있다. 자아성찰의 시간을 가져본 사람들은 적어도 어떤 상황에서 그것이 주로 작동하는지 알던가 눈치라도 챘을 것이다. 결국 나를 가두는 건 나 자신임을 잊지 말자. 혼자가 어렵다면 나를 등 떠밀어줄 커뮤니티를 찾아보자.


사람 사는 거, 알고 보면 다 거기서 거기다. 그러니 스스로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도 없고 우쭐 될 이유도 없다. 그저 나의 삶을 살자. 그거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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