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냥'의 힘을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요즘 나의 최대 관심사는 '나다움' 즉 '알레다움'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미 내 안에는 퍼즐 조각이 다 있고 그것을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해 가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라는 말이 그동안 내가 오조준했던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 주었다. 우리 각자에겐 '다양한 재능'이라는 퍼즐 조각이 존재한다. 몇 피스짜리 퍼즐인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퍼즐을 맞춰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조각 수가 많다고 더 좋은 건 아니다. 난이도만 높고 맞추는 시간도 오래 걸린다. 어차피 500피스 짜리나 1000피스 짜리나 액자에 걸어두면 둘 다 그 나름 하나의 작품으로서 가치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재능'이라는 퍼즐 조각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맞추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지도 모르니.
중요한 건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내가 완성해갈 나만의 그림, 완성된 퍼즐에만 말이다.
'나다움'을 고민할 때 늘 부딪혔던 부분은 '대체 난 뭘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라는 것이었다. 근데 그걸 알려면 뭐든 해보는 것 밖에는 답이 없음을 이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인생 40대에 접어들 때까지 지나온 삶에 뭐든 해볼 수 있는 시간은 충분했다. 기회는 여럿 주어졌고 또 나름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며 살아왔다. 문제는 경험한 것보다 경험하지 못한 것에 마음을 두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니 이 나이 먹도록 내 안에 어떤 재료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늘어놓는 것이다.
조심스럽지만 비단 나만의 문제일까? 나와 비슷한 세대이면서 비슷한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린 얼마나 약점을 보완하는데 집중하며 살아왔던가. 잘하는 것보다 부족한 것을 보완하기에 급급했던 삶. 중간, 기말고사 평균을 올리기 위해 부족한 과목 보충 교육을 받아야 했고, 대입을 위해 역시 같은 선택을 해야만 했던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이해는 되면서도 많은 부분 아쉬움이 남는다. 필요해서 했어야만 했던 건 알지만, 그 외적으로 나의 강점에 집중할 수 있는 도움을 받았다면 많은 부분 달라지지 않았을까.
이제라도 깨달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흘러간 시간의 아쉬움은 오히려 흘려보내야 할 시간의 밀도가 되어 어쩌면 인생 대 반전을 만들어 낼지도 모르니까.
퇴사할 무렵에도 '그냥 해보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책에서, 유튜브 콘텐츠에서 나에게 영감을 주었던 표현이 '그냥'이었다. 그럼에도 이제야 그 의미가 스며드는 기분이 든다. 그동안 나의 무의식은 얼마나 나를 막아섰던가.
이 시간을 지나오면서 한 가지 분명히 깨달은 건, '그냥 해보기'의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돈 생각 하지 않고 그냥 해보기'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돈 생각 하지 않고'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비용적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수익에 대한 부분이다. 물론 둘 다 현실적인 고민을 바탕으로 본인이 선택할 몫이다.
경제적인 측면을 언급하는 이유는 워낙 N잡러, 월급 외 부수입 만들기, 월천 만들기 등의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그냥 해보는 것조차 수익성이 있어야 의미 있는 것처럼 받아들여지기 쉽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아니, 실제로 나는 늘 그 고민에 사로잡혀있었다. 그러니 뭐가 되었든, 말로는 그냥 해본다고 하지만 머릿속으로는 늘 '나는 이걸로 돈을 벌 수 있을까'라는 오류에 빠져있었던 것이다.
최근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면서 그동안 내가 회피하던 것이 '시행착오'였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넘어지지 않고 자전거를 잘 탈 수 있기를 바랐고, 물을 먹지 않고 수영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다시 한번 그냥의 힘을 믿어보기로 했다. 이제는 전과 다른 진짜 그 가치를 알기에 앞으로의 경험의 농도는 이전과 전혀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성공과 실패는 내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일 뿐 삶은 과정과 경험만 있을 뿐이다. 그러니 하루를 낭비하지 말고 마음껏 도전하자. 삶이 허락하는 모든 순간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