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해 보니 알겠다. 글을 써야만 하는 이유. 글을 쓰지 않았을 때 삶 속에 불쑥 찾아오는 공허함이나 어느 날 고개를 푹 숙이며 걸어가는 나를 만나곤 했다. 아무 생각 없이 보내는 시간에는 부여할 의미가 없어 그저 시계의 초침이 쉬지 않고 흘러가듯 흘러가는 나날을 보냈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글쓰기는 이 모든 것을 완전히 뒤집어 버렸다.
더 이상 공허함을 느끼지 않는다. 아니, 설령 불쑥 찾아와도 나는 공허함에 질문을 던지게 된다. '왜 왔을까? 무엇이 이런 마음을 불러일으켰을까?' 푹 숙인 고개는 무너진 자신감 때문이 아닌 나의 걸음걸이를 관찰하며 달라진 삶의 기운을 느끼기 위함으로 바뀌었다. 아무 생각 없이 보내는 시간은 '의미 없음'이 아닌 '완전한 쉼'으로 변화하였고 회복의 시간은 탄력적인 하루를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글쓰기였고 그래서 글쓰기는 지금도 계속된다.
그래서 나는 왜 글쓰기를 종용하는가?
장담하건대 글쓰기는 삶을 뒤바꿀 가장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삶의 변화는 생각의 변화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그리고 의식의 영역에서의 생각은 무의식에 영향을 받는다. 무의식은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이미 여러 가지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난 그 가운데 글쓰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나의 글쓰기는 나의 내면을 탐구하는데 가장 초점을 맞추고 있다.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고 기록하기를 반복하니 살아오면서 자신을 가둬두고 제한했던 문이 이제야 열린 듯하다. 나는 지금 변화의 시작점에 서있다. 지난 2년을 헤매고 좌절하기를 반복하면서 이제야 비로소 출발선에 서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지난 2년은 출구가 없는 터널을 걷는 기분이었다. 신기루를 좇았던 날들도 많았다. 갈증이 커질수록 선택의 오류를 범할 때도 있었다. 그럴 때도 글쓰기는 멈추지 않았다. 추적추적하고 질퍽거리는 듯한 글을 연달아 써 내려갈 때도 있었다.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쓰고 또 쓰기를 반복하면서 나를 더 깊이 알아가게 되었고 이제야 분명하게 깨달았다. 사실 터널은 존재하지 않았음을. 터널이 있었던 게 아니라 눈을 감고 걸었다는 사실을.
글쓰기를 통해 눈을 떴다. 직시하니 나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했던 것들의 이면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야 왜 성공한 사람들이 독서와 글쓰기를 이야기하는지 알겠다. 글쓰기는 단연 최고의 자정능력이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도구가 되어준다.
앞으로도 나는 글쓰기를 종용하며 살아갈 것이다. 한 명이라도 더 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 사람이라도 눈을 뜰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혼자가 어렵다면 언제든 글루틴으로 오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