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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Jan 30. 2024

연결의 공간에서 만난 삶의 위로

'연결'을 모티브로 한 공간이 홍대에 새로 오픈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SNS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인플루언서들이 공간 기획에 참여했기에 더욱 궁금했다. 일에 대한 트렌드를 이끄는 사람들이 만든 공간은 어떤 느낌일까? 호기심을 가지고 방문했다. 그리고 난 오늘 이곳에서 생각지 않은 위로를 얻었다. 어쩌면 내가 받은 위로가 이 공간이 건네주는 진정한 연결이지 않을까?


누군가와 연결된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것처럼 설레는 일이다. 마치 놀이동산에서 오픈런에 성공하여 입장하자마자 가장 인기 있는 놀이기구를 향해 전력 질주할 때의 흥분감처럼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공간을 만나는 일은 흥분된다. 


다양한 모습으로, 다양한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만든 공간에는 저마다의 생각이 기록되어 있다. 책에 밑줄 그은 문장들을 읽어보는 것도 재밌다. 혹 내 생각도 누군가에게 닿지 않을지 하는 마음으로 내 생각을 더 해 메모를 남겨 두었다. 공간을 둘러보던 중 유독 발길을 머물게 한 곳이 있었다. 삶의 고민을 안고 있는 후배의 편지에 어떤 선배가 남긴 답신이었다.


나와 비슷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40대, 세 아이 엄마의 편지와 그녀에게 남긴 인생 선배의 정성스러운 답신을 읽는 내내 뭉클해졌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 동떨어진 삶 속에서 자기만의 불안을 겪는다고 생각하기에 더 두려웠던 건 아닐까?' 가까이에서 보면 자기만의 불안인 것 같지만 한 걸음 물러나 보면 모두의 것이었음을 깨닫는다. 


한 사람의 편지로 나만 겪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고 그 길을 앞서 걸어간 선배의 글귀를 만나며 받게 되는 위로. 나는 오늘 이곳에서 내 삶과 글의 방향을 재정의해 본다. '연결'과 '위로'를 담아내는 글을 써 내려가는 삶이길.


대단한 필력을 가진 사람도 아니고 신묘한 통찰을 가진 사람도 아니지만 자분자분 풀어내는 글이라도 혹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괜한 기대를 걸어본다. 탈 회사 이후 자기만의 길을 걸어가며 매일 질퍽거리는 불안의 땅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나의 기록이 혹 닿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매일 글을 쓴다. 나 역시 별다른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해 같은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그래서 어쩌면 동반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어 나를 드러내 본다.


그리고 또 어쩌면 우리가 지나온 길에 이제 첫발을 내딛는 사람에게 건넬 위로가 있을까 싶어 당신에게도 당신의 이야기를 꾸준히 써 내려가길 부탁해 본다. 적어도 글을 짓는 사람이라면. 멈추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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