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 그리하면 구할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을 것이니.
나 자신: 으악! 또 흰 고래가 나타났어! 어떡할 거야?
나: 긴장하지 마. 방법이 있을 거야. 잠시만 시간을 줘봐.
나 자신: 무슨 뾰족한 수라도 있는 거야?
나: 게임에서는 흰 고래를 대적할 방법이 없지만 이건 내 인생이잖아?
나 자신: 그래서?
나: 그럼,,, 내가 다시 프로그래밍하면 되겠네!
나 자신: 어떻게?
나에게는 신념이 하나 있다.
‘신은 인간에게 감당할 수 있는 분량만큼의 시련만 허락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념을 가지고 프로그래머가 되어 삶이라는 게임의 룰을 바꿔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흰 고래라는 빌런을 퇴치할 절대무기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맞춤형 제작을 위해 우선 문제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져 보기로 했다.
왜 퇴사를 하고 싶은데?
- 하루의 일과 시간 중, 업무에 집중하는 시간은 1시간 정도뿐이다.
- 성장을 위해 애쓰는 동료가 없다.
- 업무에 대한 보상 체계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
- 책임감 있는 리더가 없다.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더 많이 겪는다.
- 약속을 수시로 어기는 사장님은 회사에 대한 기대감이 상실된 주요 원인이다.
노트에 적어 내려간 여러 가지 이유들을 종합해보니 가장 큰 이유는 체계적이지 못한 회사의 분위기와 일하는 환경에 대한 염증이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성장 동기마저 잃어가고 있었다.
그럼 어떻게 일하고 싶은 거야?
- 대체로 나는 혼자보다는 팀 내에서 강점을 발휘하는 사람이다.
- 동시에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 자유와 독립성을 인정해주는 환경을 지향한다.
- 즉, 독립적으로 일을 하되 목적에 따라 조직적으로 일하는 것이 내가 바라는 일의 방식이다.
일하고 싶은 방법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보았다. 우연히 책을 읽다가 내가 추구하는 방식을 가장 잘 표현한 개념을 발견하였는데 프리 에이전트 스타일이다.
*프리 에이전트 스타일이란 조직에 소속되지 않고 프로젝트 단위로 계약을 맺되 개인 스스로가 지향하는 바를 팀으로 실현하며 일하는 방식이다. 즉 프리랜서의 자유로움과 조직의 안정성을 적절하게 융합시킨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출처: 도쿄R부동산은 이렇게 일 합니다)
적어도 내가 경험하고 들어왔던 ‘회사’라는 조직은 프리 에이전트 스타일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여러 팀들이 있었지만 사실상 의미 있는 협업 관계보다는 자신의 업무를 하나라도 덜어내기 위한 기싸움인 경우가 더 많았다. 그만큼 '협업'이라는 단어가 참 무색하다.
지금의 회사는 그런 팀마저도 없는 아주 소규모이다 보니 사무실에는 보이지 않는 개개인간의 신경전이 상당하다. 혈투는 없지만 암투는 늘 존재하는 곳에 있다 보니 이제 생산성마저 잃어버린 나의 시간이 아까워졌다.
퇴사는 결코 감정이 앞서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지만 감정이 완전히 배제될 수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한 번쯤은 우리가 비현실이라는 이름으로 미뤄두었던,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들에 대해 계속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매일 질문에 답을 해 나가다 보면 이유가 보다 더 분명해짐을 깨닫게 된다. 삶의 방향성을 찾게 될 때 비로소 흰 고래를 퇴치할 수 있는 무기를 손에 쥐게 된다.
그것이 퇴사이든 이직이든 무엇이든 간에 말이다.
이제 자기 확신을 가슴속에 가득 채우고 용기 내어 그것을 휘두르자. 결국 지나고 보면 현실이라는 이름의 허들을 넘어 성장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그 무기는 결국 나 자신이었다.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구하고,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계속 부딪히는 삶의 문제들에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다 보면 각자만의 흰고래를 퇴치할 수 있는 맞춤형 무기를 손에 쥐게 된다. 적어도 현실을 넘어 성장할 의지가 있다면 이 진부한 표현을 되새겨 볼 필요도 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유일한 행동은 오직 나를 믿고 매일 한 발을 내딛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