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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May 23. 2024

카페에서 노마드 워커 기분 좀 내볼까

오랜만에 익숙한 동네 스벅으로 출근했다. 오늘은 정말 출근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러 작업을 순차적으로 완료해보겠다는 굳은 마음으로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섰다. 일찍이라고 해봐야 오전 11시지만. 


점심시간 폭풍우가 몰아치고 난 뒤에야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늘 앉는 좋아하는 자리에 앉았는데, 뒤를 돌아봤다가 한 무더기의 사람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정말 '와르르'라는 표현에 걸맞게 와르르 쏟아져 들어왔다가 순식간에 또 와르르 쏟아져 나가더라.


벌써 자리에 앉아있는 시간도 3시간째다. 사실 지금 이 순간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 매우 고민된다. 한 자리에 오래 앉아있었더니 적잖이 좀이 쑤시는 중이다. 무엇보다 월-수 여행으로 인한 피로가 아직 풀리지 않아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어제 속초 영랑호 주변에서 오리배 급의 6인 자전거를 탔던 게 여러모로 피로도를 높인 듯싶다. 이런 날엔 그저 멍 때리며 드라마 보는 게 제일 좋은데 이제 프리 작가로서의 역할을 해내야만 하니 마냥 그러고 있을 수도 없다. 


궁금할지는 모르겠지만 워낙 많은 분들에게 축하 인사를 받아 프리랜서 작가계약에 대해 조금 썰을 풀어 본다. 우선 에세이 작가는 아니고, 정확히는 블로그 마케팅을 위한 포스팅을 쓰는 일이다. 뭐 광고 대행이라고 할 수도 있으려나? 


이 일을 해보기로 마음먹은 건 최근 나의 글쓰기 영역과 역량을 확장시켜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이미 삶의 방향을 '글로 돈을 버는 글로벌 라이프'로 잡았기에 돈이 되는 글쓰기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이 첫 번째 관문이었는데 마침 좋은 기회가 주어졌다. 당장의 수입은 매우 귀엽지만 수입 이상의 블로그 마케팅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


한때 블로그를 운영해 본 경험이 있어서 전혀 생소한 건 아니지만 개인 블로그를 운영할 때와 대행하는 입장은 확실히 차이가 있음을 느낀다. 게다가 철저하게 검색어 기반의 포스팅을 해야만 한다는 점에선 손에 익지 않은 펜을 들고 글쓰기를 하는 기분이다.


그동안은 자발적 글쓰기였다면 이제는 타깃 고객을 염두하며 글을 써야만 한다. 그 첫 작업을 집에서 하면 왠지 실감이 나지 않을 것 같아서 카페로 왔다. 조금은 노마드 워커의 기분도 느껴볼 겸. 그나저나 벌써 3시간이 지났는데 너무 진척이 없어서 큰일이다. 과연 이대로 괜찮은 걸까? 아흑. 익숙한 긴장감이 몰려든다. 아무래도 장소를 바꿀 때가 된 것 같다.


요즘 스타벅스 앱에서는 Magical 8 Star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원래대로라면 골드 회원일 경우 별 12개를 적립하면 무료 1잔 쿠폰을 제공해 주는데 8개만 모아도 아메리카노나 라테를 무료로 마실 수 있는 쿠폰을 주는 이벤트다. 마침 이미 신청해 놓은 상태라 쿠폰이 두 장이나 쌓였다. 그중 하나가 내일까지라서 집에 돌아가는 길에 한 잔 들고 갈 생각이다. 


오랜만에 익숙한 자리에 앉아 작업을 하니 마음은 편한데 이 자리의 최대 단점은 오래 머무르면 엉덩이와 허리가 아프다는 것이다. 이럴 때마다 공유 오피스에 1인 사무실 하나 마련하고 싶다는 충동이 올라온다. 뭐, 글로벌 라이프를 향해 나아가다 보면 머지않아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 카페 라이팅은 그때가 연재 마감일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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