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새로운 모임에 참여했다. 회사 밖에서 나다운 삶을 살며 경제활동을 영위해 나가는 동료들과 주 1회 주간 회의를 하고 있다. 단 한 가지 목표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다. 공동 미션은 최소 30만 원 이상의 고정 수입을 1가지 이상 만들어 내는 것이고 우리에게 허락한 기간은 딱 1년이다. 1년 뒤에도 미션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모임에서 퇴출당한다. 이제 한 달이 지났다.
5월 한 달간 모임에 참여하면서 나는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돌아보았다. 행동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기존에 하던 것들을 지속했다. 그러나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삶을 대하는 긴장감이었다. 나에게 '성과'라는 단어는 회피하고 싶은 마음을 작동시키는 단어 중 하나다. 나는 성과를 위한 경쟁을 선호하지 않는다. 평화로운 공존과 서로 수용해 주고 보듬어 주는 유한 모임을 좋아한다. 그런 내가 이 모임에 참여를 결정했다는 건 그만큼 내 안에 절실함이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덕분에 감정의 부침을 겪어야 했던 한 달이었지만.
사실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모임으로 이미 미션은 달성한 상태다. 솔직히 그걸 믿고 일단 하겠다고 결심한 부분도 있다. 물론 그것 하나로 만족하고 살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러나 모임에 함께 하는 동료들의 에너지는 마음 한편에 남겨둔 안일함을 뒤흔들어 놓았다.
우리는 서로의 속도와 삶의 지향점과 인정해 준다. 공동의 미션과 최소한의 룰이 있지만 자율성이 보장된 모임이다. 그러하기에 중요한 건 자기만의 컨디션을 느끼는 감각이다. 2024년이 들어서면서 마음속에 되새기는 말이 있다. '다르게 살고 싶으면 다른 선택을 해라.' '돈을 벌고 싶으면 돈을 버는 행동을 해라.' 반박할 여지 없이 합리적인 말이지만 실천하고 있는지 되물어 보면 '그렇지 않다'는 답이 우세했다.
1년 전에 200명 가까이 되는 자기 계발 커뮤니티에 가입했다. 지난 1년간 그곳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사람들을 보았다. 적지 않은 숫자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그중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이뤄낸 사람은 대략 20%가 안 된다.
이들이 새로운 삶의 기회를 맞이하여 원하는 삶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웠다. 아, 안타깝지만 나는 그 20%에 해당하지 않는다. 20%와 나머지 80%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유는 명확하다. 몰입하여 실행했느냐 아니면 그냥 실행만 했느냐의 차이다. 그나마 실행이라도 했으면 다행이다. 대부분은 일단 가입하고 보자는 심리로 비용을 들이는 경우도 상당수다.
몰입 실행과 그냥 실행의 차이는 밀도라고 볼 수 있다. 밀도를 높이려면 포기할 건 포기하고 내려놓을 건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이걸 '원씽'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밀도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선 필시 환경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내가 지금 몰입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지 아니면 시도 때도 없이 분산되는 곳에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만 한다.
지난달을 돌아보며 과연 얼마나 몰입을 위한 환경에 있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답은 거의 없었다. 카페는 실행을 위한 하나의 대안이었지만 몰입을 위한 환경이라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래서 오늘 처음으로 몰입을 위한 시간을 선택해 보았다. 어제 주간 미팅 후 동료가 시간이 맞는 사람들끼리 공유오피스에 모여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했다. 웬만해서는 나올 생각을 안 했겠지만, 이번엔 피로와 귀찮음을 뒤로하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 지금 처음으로 공유오피스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오늘의 난 어제의 나와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그러나 지금의 난 분명 1년 전의 나보다는 원하는 삶에 가까워졌다고 믿는다.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지난 3년을 통해 수시로 일렁이는 감정의 파도에서 균형 잡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이제야 파도 위에 설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삶이 달라지기 위해서는 극단적인 선택보다는 어제와 다르게 보낸 1시간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작은 행동들이 변화의 불쏘시개 된다는 것을 쉽게 간과한다. 그러나 성공한 사람들은 공통으로 작은 행동을 강조한다. 변화를 위해 오늘의 나는 어떤 다른 선택을 할지 생각해 보자. 단 10분이라도 철저하게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내고 있는지 하루를 돌아보자. 그리고 기억하자.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다. 단지 밀도가 다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