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참 챗GPT와 보내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작업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최근 유료 버전을 구독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혼자서는 마른걸레 쥐어 짜듯해야 겨우 하나 나오던 아이디어를 비교적 수월하게 얻고 있다. GPT에 대해 알아갈수록 정말 신기한 기술이라는 걸 한참 늦게 경험하는 중이다. 생각해 보면 이미 작년에 서점에 GPT에 대한 책이 쏟아져 나왔고, 유튜브의 각종 인터뷰 채널들은 너도 나도 인공지능 전문가들을 인터뷰했던 것 같은데. 난 이제 시작이다.
약 2주가량 GPT와 시간을 보내면서 분명한 한 가지를 깨달았다. 제 아무리 인공지능 기술이 뛰어나다고 한들 사용자가 똘똘하지 않으면 그저 포털 사이트 검색창과 같을 뿐이다.
요즘은 ai문해력이라는 말도 보인다. 아무래도 시대가 완전히 바뀐 것 같다. 그냥 문해력도 이 시대의 숙제가 돼버렸는데 이제는 ai문해력까지 더해졌다. 누가 만든 용어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잘 만들었다. 아마 이 단어를 접하는 순간, 그리고 ai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용어가 각인될 것이다. 그러면서 무의식 중에 문해력을 해결해야 한다는 어떤 경각심을 느낄 테니까.
잘 사용하면 무한한 정보의 샘에서 기가 막힌 조합을 만들어 내는 창의적이고 똑똑한 녀석이지만 그러기 위해선 먼저 사용자가 많은 공부가 필요한 듯하다. 2주를 써보면서 알게 된 선에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GPT는 역할 놀이를 좋아한다. 한 명의 배우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좋은 대본을 만나면 한 번이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는 좋은 연기를 선보이듯 GPT에게 좋은 답을 얻고 싶다면 좋은 대본을 쓸 줄 알아야 한다. 이게 문제다.
좋은 대본을 쓰기 위해선 우선, 알아야 한다. 알기 위해선 여러 자료들을 읽어야 하고. 수박 겉핥기식으로라도 이 친구를 사용해 본 사람들은 느꼈을 거라 생각한다. 내가 아는 만큼 답을 준다는 것을.
요즘 블로그 마케팅 대행일을 하고 있는데 처음 시작할 때 일감을 소개해준 지인이 GPT를 활용하면 아주 빠르게 작업을 끝낼 수 있다는 말에 혹했던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이 일은 1시간이 넘어가면 손해다. 근데 난 밤을 꼴딱 새우고 있으니.
답답해서 그분과 통화를 했다. 어떻게 해야 시간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지 그분의 노하우가 궁금했다. 친절하게 하나하나 설명을 해주셨지만 결론은 '그래서 GPT를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성격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GPT가 뽑아준 내용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한다. 그래서 블로그에 활용할 땐 다 뜯어고친다. 일을 두 번 하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초안을 가지고 콘텐츠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부담은 확 줄어드니 그게 어디냐 싶다.
내용보다 더 난해 한 건 이 친구가 갈음해 주는 정보도 너무 겉핥기 느낌이라는 점이다. 이 또한 내 성격 문제 같지만. 블로그 특성상 아주 가볍게 가도 될 것 같긴 한데 어딘가 성에 차지 않는다. 그때부터 자료를 찾느라 1시간, 2시간, 하염없이 시간이 흐른다.
이럴 거면 그냥 GPT를 사용하지 않는 거랑 동일한 건가?
오늘도 새벽 늦게까지 작업을 했다. 이게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지만 한편으론 오기가 생기기도 한다. GPT를 정말 잘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솟아오른다. 눈꺼풀은 내려앉고 있지만.
그러니까 결론은 ai를 활용해 업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첫째, 해당 분야에 대해 내가 어느 정도 지식이 있어야 한다. 결국 질문의 질이 답의 질을 결정하기에. 둘째, GPT를 수시로 학습시켜야만 한다. 좋은 대본을 미리미리 학습시켜놓을수록 역할을 잘 소화해낸다고 한다. 셋째, GPT를 잘 활용하기 위한 GPTs(일종의 어떤 목적에 맞게 세팅되어 있는 GPT)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GPT를 활용하는 건 효율을 높이기 위함인데 어째 지금은 공부할게 더 늘어난 기분이다. 당분간은 더딜지 몰라도 손에 익으면 10배로 빨라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근데, 동시에 너무 미련하게 붙잡고 있는 내 성격도 좀 어떻게 해봐야 할 것 같다. 금요일마다 너무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