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하게 쓰고 관심 있게 읽어보기

by 알레

지난 글에서 이야기한 '쪼대로 쓰기'를 잘하기 위해선 한 가지 마인드셋이 필요하다. '쓰는 건 무심하게 쓰되 읽기는 관심을 가지고 읽어보는 것'이다. 우선 쪼대로 쓰기에 대해 간략하게 다시 설명하자면 마음이 가는 대로 마음을 따라 쓰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무작정 마음이 가는 대로만 쓰고 끝나면 정작 내 속은 후련할지 몰라도 독자들에겐 좋은 글로 다가가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관심 있게 읽어보기도 뒤따라야만 한다.


글쓰기가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면 많은 부분 마음과 정성을 다하고 싶기 때문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진정성이 담긴 글을 매번 쓸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람이 어떻게 항상 최선을 다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이건 글쓰기가 아니어도 어렵다.


그래서 나는 휘갈겨 쓰고 정리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이 방법도 두 가지로 접근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발행하고자 하는 플랫폼에 저장해 뒀다가 정리한 뒤 발행하는 방법이다. 아무래도 익숙한 플랫폼인 만큼 익숙란 짜임으로 글을 쓰고 정리할 수 있다는 것에서 편리하다. 두 번째 방법은 휘갈기는 건 메모장이나 짧은 글쓰기에 적합한 플랫폼을 활용하고 살을 붙여서 완성글을 발행하는 방법이다.


나는 이 두 가지를 모두 활용한다. 노트북으로 글을 쓸 때와 스마트폰으로 글을 쓸 때, 기기에 따라 편리한 방법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포인트는 처음엔 그냥 쓰라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민망함은 엄마 아빠의 몫인 상황들이 자주 발생한다. 그만큼 아이들은 타인의 시선과 동시에 자기 내면의 비판자로부터 자유롭다. 무심하게 쓰기도 이와 같은 마음으로 쓰는 것을 의미한다. 독자의 평가와 자기 검열관으로부터 자유롭게 쓰는 것! 어차피 초고는 쓰레기라고 하니까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데 아무리 무심하게 쓴다고 해도 실제로 아이들처럼 그렇게까지 자유롭지는 못하다. '무심하게 써야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무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다음에 이어지는 순서가 관심 있게 읽어보기다. 아무렴 내가 쓴 글을 정말 툭 던져버리고 끝내기란 사실 이것도 쉽지 않은 노릇이다. 더욱이 적어도 내 글이 독자들에게 읽히길 바란다면 말이다.


아마 99%의 부모가 자기 자녀를 사랑하는 이유는 '무조건'일 것이다. 그저 내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존재 자체가 사랑스럽다. 그럼에도 그런 자녀가 더 사랑스러워질 때가 있는데 애정 어린 관심으로 아이를 자주 바라볼 때가 그렇다.


글도 마찬가지다. 퇴고의 과정은 '퉤! 고'라고 이야기할 만큼 힘이 드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시간을 거쳐 다듬어진 글에는 남다른 애정이 생긴다. 아! 물론 지금 이 글에서 '온 힘을 다해 퇴고하세요!'라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무심하게 쓰기는 오직 작가 자신을 위한 배려라면 관심 있게 읽기는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라는 측면을 강조하고 싶었을 뿐이다. (하마터면 쪼대로 쓰기 마인드셋에서 벗어날 뻔했다.)


적어도 내 글이 내가 읽어도 잘 읽히는 편인가에 대해 검토해 볼 필요는 있다. 글을 다 썼으면 눈으로 훑으며 입으로 한 번 읽어보자. 글이라는 게 쓸 때와 읽을 때가 참 다르다. 쓸 땐 괜찮게 쓴 것 같아도 막상 읽어보면 입이 꼬이는 표현들이 등장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 삶을 돌아보면 생각보다 '그냥 하기'가 잘 안 된다는 것을 느꼈다. 무엇을 하든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만 할 것 같아서 쉽게 뭘 하지 못하고 주저하는 시간이 길었다. 실행을 잘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다. 빠르게 실패하고 보완하는 게 오히려 성공으로 향하는 지름길이라는 것.


글쓰기도 같다고 생각한다. 그냥 써보며 깔아놓은 글이 많을수록 모래 속의 진주를 발견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니 일단 그냥 써보자. 무심하게 툭툭 던져두고 나중에 정리하자. 어차피 완벽은 없다. 완료만 있을 뿐! 당신의 무심한 글쓰기를 응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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