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지긴 어렵지만 어색해진 쉬운 글쓰기

by 알레

오랜만에 친한 작가님들과 만남을 가졌다. 카페에서 맛있는 빵과 커피 한 잔을 나누며 모자란 시간 속이 이야기를 채워 넣느라 빈틈없는 3시간을 보냈다. 구성원을 가만 보니 나를 제외한 나머지 분들은 모두 개인 저서를 가지고 있거나 곧 출판을 앞둔 분들이었다. 세 분의 출간 경험담 중엔 알 수 없는 소외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책까지 써낼 만큼 글쓰기로 넘어볼 산은 어느 정도 넘어보신 분들임에도 불구하고 작가님들이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꾸준한 글쓰기에서 멀어지니 다시 쓰는 게 어색하다'는 것이었다. 글쓰기 모임 덕분에 매일 글을 쓰고 있는 나에게는 그나마 덜 힘든 부분이지만 작가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충분히 공감할 만한 부분이었다.


글쓰기는 정말 익숙해지기까진 어려운데 어색해지는 건 너무 쉬운 것 같다.


물론 비단 글쓰기뿐은 아닐 것이다. 건강한 생활 습관도 삶에 들이기까진 최소 몇 달은 필요한데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다. 생각해 볼수록 좀 야속하기도 하다. 왜 인간은 더 나아지기 위한 행동보다 그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게 쉬운 걸까.


돌아보면 나도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1년의 법칙'을 적용했다. 딱 1년만 글쓰기를 해보며 내가 얼마나 글쓰기에 진심인지 스스로 증명해 보기로 했던 기억이 난다. 다행인 건 그 1년의 법칙 덕분에 3년째 계속 진행 중이다.


글쓰기를 '호흡하듯'하는 경지에 이르려면 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만 할까? 지금도 '호흡하는 글쓰기'라는 표현을 사용하긴 하지만 실제로 내가 숨을 쉬듯 편하게 글을 쓸 수 있는 건 아니기에 엄밀히 따지면 나의 '호흡하는 글쓰기'는 일상에서 호흡하는 것이기보단 수영장에서 호흡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오늘 작가님들과의 대화 중 '삶이 너무 바빠 글쓰기와 격조해졌다'는 말을 통해 다시 한번 마음을 굳게 먹어보았다. 글쓰기와 어색해지지 말자고. 여기까지 오는 것도 3년이 걸렸는데, 이게 한 순간에 무너진다고 상상하면 좀 아찔함을 너머 짜증이 밀려온다.


너무나 반가운 만남이었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언젠가를 기약하며 헤어졌다. 내 삶의 한 자락에 작가님들과 함께 글을 쓰고, 삶에 대해 고민하고, 우리 각자의 성장을 위해 나누었던 시간이 남아있음이 감사했다. 글이 있었기에 서로와 연결될 수 있었고 또 글이 있었기에 서로의 삶을 공감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던 중 문득 글쓰기 모임을 운영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떠올랐다. 꾸준히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 뿐만 아니라 쓰다가 멈춰 어색하진 사람들이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는 모임으로 남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몹쓸 글쓰기가 진짜 몹시 쓸모 있는 글쓰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쓰기와 어색해지지 않으려면 계속 쓰는 게 답이다. 계속 쓰기 위해선 역시 계속 쓰는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한다. 나는 내 글을 읽는 독자님들에게 그런 사람으로 남길 바란다. 마치 오랜만에 공원에 나갔는데 '어? 저 아저씨 아직도 뛰고 계시네?'라는 반가움과 든든함을 자아낼 수 있는 그런 사람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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