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기록하였던 한 달의 시간을 정리하며
살면서 일기 한번 안 써본 사람이 있을까. 살면서 다이어리 한 번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살면서 SNS에 자신의 생각을, 어떤 특별한 상황을, 가장 평범한 날을 기록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이미 기록자였고 작가였을지도 모른다.
기록은 우리가 갖고 있는 자산 중 가장 큰 자산이다. 우리가 어떻게 시작해서 흘러왔고, 문제를 만났을 때 무슨 수로 극복했으며, 중요한 순간에 어떤 결정을 했는지를 알면 우리 자신을 파악할 수 있다. '맥락'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프리워커스 p.56
한 달의 기록을 통해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나 자신을 더 많이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왔던 것 같다. 그러면서 동시에 다른 이들의 삶을 경험할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을 얻었다. 누군가와 함께 각자가 살아온 시간의 어떤 '맥락'을 찾아가는 시간은 정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기록의 시작은 엉성할수록 좋다. 기록이 쌓인 후 만들어진 것과 비교했을 때의 낙차로 결과물은 더 빛난다. 부디 가벼움을 잃지 말고, 부담은 가능한 내려두길. 다만 지치지 않고 기록으로부터 기록으로 나아가 보기를 바란다. 저마다의 기록이 새로운 가능성으로 가는 다리가 되어줄 것이다. 그 다리를 지나 우리가 함께 더 큰 가능성을 만들 수 있기를 바라본다.
프리워커스 p.57
처음의 기록부터 찬찬히 다시 읽어보면, 나의 기록은 엉성한 부분이 참 많았다. 여전히도 빈틈은 많이 보이지만 매일 쓰는 연습과 함께 시간을 보낸 동료들과의 생산적인 수다를 통해 얻어지는 영감을 통해 조금씩 채워 나갔던 것 같다. 아직은 시작의 엉성함으로 인한 낙차의 결과가 느껴질 만큼은 아니지만 적어도 축적된 기록들은, 그리고 수많은 대화의 기록들은 함께 시간을 보낸 우리만의 역사가 되어주고 저마다 새로운 가능성으로 가는 다리가 되어 줄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 작가가 된다는 것에 대해 어쩌면 나는 너무 거창하게만 받아들였던 것은 아닐까. 물론 아직 '전문'작가가 아니기에 쉽게 내뱉을 수 있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한 달을 보내고 난 지금 나에게는 소소한 기록이 남았고 기록을 통해 발견하게 된 내 삶의 맥락은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 할 방향도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
사랑하고 고마운 나의 동료들과 함께 기록하고 글을 쓰며 격려해주었던 한 달의 시간을 회고해보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너무나 즐거운 여정이고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