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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Nov 22. 2024

선택의 기준은 언제나 사람이었다

나에게 사람은 항상 모든 선택의 기준이었다. 여행을 이야기할 때 어디로 가느냐 보다 누구와 함께 가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처럼 지난 인생 여정에서 내 마음의 끌림은 항상 사람에게 있었다. 세상이 아무리 흉흉하다 해도 여전히 좋은 사람들이 많다고 믿는다. 더 만나고 싶고 더 넓고 깊은 관계를 형성하고 싶었다. 그래서 먼저 내가 좋은 사람이 되길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지난 3년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열차에 올라타 달려 보고 싶어서 부단히 애썼다. 솔직히 '알레'라는 사람이 어떤 씬에서 얼마나 브랜딩이 되어 있는 줄은 여전히 모르겠다. 누군가는 그렇다고 말해 주기도 하지만 나에겐 아직도 요원하다.


글쓰기 못지않게 브랜딩이라는 영역에서도 참 많이 받아본 질문이 '왜'였다. '왜 자꾸 '왜(WHY)!'를 묻는 건데?!'라고 생각하며 지긋지긋하게 여길 때도 있었는데, 지금에야 하는 말이지만 이제는 나도 '왜'를 신봉하는 왜놈이 된 것 같다. 왜놈이라 하니 어감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그냥 '그걸 왜 하는지 진지하게 묻는 놈(왜놈)' 정도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퇴사 후 빠르게 돈을 벌고 싶었다. 나만의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솔깃했다. 돌아보면 '방법'에 혹해서 '나만의'를 놓쳤던 것 같다. 깨닫고 보니 세상사는 결국 모든 시작이 '나'여야만 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결국 알맹이 없는 삶이 반복되는 듯 보였다. 그래서 찾고 싶었고 글을 쓰며 발견한 실타래가 코칭을 통해 한 올씩 푸리는 기분이다.


나에 대해 알아갈수록 한 가지 확실해지는 것이 있다. 나에게 돈은 간절함을 주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쩌면 그래서 돈을 못 버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돈에 연연하는 삶이 아니라는 소리다. 


돈의 많고 적음으로만 보면 지금의 나는 빈자나 다름없다. 가장이고, 대한민국의 전통적인 가치관을 탑재하고 살아가는 남성으로 벌이를 못하는 삶에 때론 자신이 처량하게 여겨질 때도 많았는데 나를 알면 알수록 편안해질 수 있는 이유는 나는 애당초 그것에 높은 가치를 두고 사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필요에 의해. 필요한 만큼. 딱 거기까지다. 이걸 깨닫는데도 참 오래 걸렸다. 덕분에 그 오랜 시간 온라인 강의 시장에 호구가 되긴 했었지만 그것 또한 괜찮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데 좋은 자료가 되었으니.


긴 이야기 끝에 하고 싶었던 말은 결국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 '사람' 안에는 '나'도 있고 '가족'도 있으며 '당신'도 있다. 지나고 보니 글을 쓰는 것도, 퍼스널 브랜딩을 하고 싶었던 이유도, 여러 강의에 호구가 되어서도 그 커뮤니티에 여전히 적을 두고 있는 이유도 결국 사람이었다.


사람에 대해 더 알고 싶고 알기 위해 더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사람 사는 이야기를 기록해 나가고 싶기도 하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제 발로 설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올 한 해 동안 나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남겨졌을까? 나의 글은 저들의 삶의 여정에 하나의 작은 불씨가 되었을까? 알 턱은 없지만 부디 그러했길 기대해 본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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