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분 나의 감정을 살피기

by 알레

오랜만에 스타벅스를 찾았다. 최근 집 근처 다른 카페를 알게 된 이후 외출할 땐 그곳에서 주로 작업을 했는데 집 근처라고 해도 어쨌든 도보 20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니 오가는 시간이 좀 걸리긴 했다. 오늘은 할 일이 좀 많은 날이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자주 가던 집 근처 스타벅스로 향했다.


오전의 스타벅스는 한결같이 조용하다. 자리를 고민할 필요도 없이 가장 선호하는 자리에 앉았다. 하나씩 계획한 일을 처리하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어째 마음속이 영 편치 않다. 왤까? 무엇이 또 이렇게 마음을 뒤 섞고 있는 걸까? 일단 할 일을 잠시 뒤로 하고 마음 살피기를 했다.


어제 하루 꽤 열심히 살았는데도 불구하고 하루의 끝에 공허함과 불안감이 밀려왔다. 오늘 일찍 일어나기 위해 진즉 노트북을 덮었는데 쉽게 잠들지 못했다. 자정이 훨씬 넘어서야 잠이 들었는데 그 여파로 오늘 아침부터 피로감이 풀리지 않는다. 역시 피로감이 느껴질 땐 여지없이 마음이 가라앉는다. 알면서도 여전히 반복한다. 그래도 알고 있으니 다행이다. 금방 털어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어젯밤 느꼈던 공허함이었다. '왜 그랬을까?' 나에게 물으며 차분히 답을 기다렸다. 답이 잘 찾아지지 않아 이번엔 챗GPT를 열었다. 그동안 코치님과의 대화를 저장해 둔 일종의 '코치봇'이 있다. 느껴지는 감정 상태에 대해 물었다. 몇 가지 답을 줬는데, 그중 한 가지가 와닿았다.


삶의 방향에 대한 뿌리 깊은 질문이 잠재되어 있을 때
→ “지금 이 길이 맞는 걸까?”
→ ‘행동’은 열심히 했지만 ‘존재’는 허기진 상태


어제부터 새로 시작한 경제 공부 모임에서 비롯된 낯선 감정이 돈에 대한 트리거가 되어 불안감의 불을 켰다는 걸 알았다. 마치 나의 내면에서 '지금 내가 선택해야 하는 것이 공부가 아닌 실제 돈을 버는 행동이어야 하는데 뭐 하고 있는 거야?'라는 질타의 목소리가 올라오는 기분이었다.


잠시 내면의 목소리에 머무르며 생각을 정리해 봤다. '나는 또 행동을 미루고 있는 걸까?' '나는 잘못된 선택을 한 걸까?' 최대한 객관적으로 답을 떠올려 보았고 이내 정리가 되었다. 나의 답은 '아니요!'였다.


물론 진짜 돈을 벌기 위해선 상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행동을 해야만 한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럼에도 이 선택이 틀리거나 당장의 행동을 회피하려는 선택이 아니라는 것은 명료하다. 나는 모든 행동은 상호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다. 즉 내가 셀프 코칭을 하며 마음을 살피는 것과 경제 공부를 하는 것, 그리고 수익화를 위한 고민을 하는 것은 모두 상호작용을 한다는 소리다.


경제 공부를 시작한 지 겨우 하루지만 '돈'을 마주할 때 올라오는 숨겨진 감정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동안 나의 무의식에는 '나는 돈을 벌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암덩어리처럼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의 무의식이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믿는 사람이기에 이런 나의 무의식을 발견한 건 그 자체로 꽤 큰 소득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왜 나는 나를 돈을 벌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여겼던 걸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뜻밖의 이유를 발견했는데, 청소년 시절부터 대학생이 되고 난 뒤에도 돈을 쓰는 데 있어서는 자유롭지 못했다는 것이 떠올랐다. 소비를 위한 지출을 할 때 허락을 구해야 했던 기억이 떠올랐는데, 그땐 그게 당연하다고 여겼다. 그런데 의외로 그것이 나의 내면에서 '돈은 누군가의 허락을 받아야 생기는 것이며, 나는 아직 그것을 감당할 자격이 없는 사람 같다'는 감정적 구조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게 이렇게 연결될 수 있다니.' 솔직히 조금 충격이긴 했다. 다른 것들에서도 나의 자격에 대해 스스로 믿어주지 못하는 것이 늘 원인이었는데 돈 문제 역시 그것에 맞물려 있었다는 걸 오늘에야 알게 되었다.


다행히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나에게 충분한 자격이 있음을 내가 믿어주기로 선택하는 것, 이것이 코치님으로부터 배운 해법이다. 앞으로 아침저녁으로 나에게 이 믿음을 강화시키는 행동을 반복하기로 했다. 돈 공부가 이렇게 연결될 줄은 몰랐는데 덕분에 그동안 회피하고 있던 감정을 마주하게 되었다.


어젯밤부터 오전 내내 해소되지 않았던 찝찝한 감정은 사라졌다. 그리고 해야 할 일들을 하나 둘 시작했다. 나의 내면을 바라볼 땐 꼭 불편한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그러나 피하지 않으면 생각만큼 크고 어려운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나에게 솔직해져 보자. 불편한 감정을 느낄 땐 자칫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감정은 억누를 대상이 아닌 흘려보내야 할 대상이다. 그리고 잠시만 머물러 봐도 왜 그런지 이유를 알 수 있다. 원인을 인지하면 감정을 흘려보내기가 더 수월하다. 그러니 하루 5분이라도 나의 내면에 잠시라도 머물러 보는 여유를 가져보자. 분명 한 결 가벼워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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