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랑의 끝. 나침반을 들어 올리다.

- [Vol.8] 목요일 라이프 매거진

by 알레

목요진의 출항 이후 최근 약 2주 동안 거친 풍랑을 만나 고전했다. 방향을 잃은 채 그저 분주하기만 했던 시간은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치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다시 질문을 던져보았다. '이 항해는 왜 떠난 거지?' 처음 기록했던 것을 꺼내보니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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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진은 나 자신을 인터뷰하고 기록하는 라이프 매거진이다. 즉 내 안에 욕망과 바람, 불안과 좌절 등 솔직한 나를 들어주고 기록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그동안 내심 어떤 반응을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비본질적 요소에 마음이 쏠리니 어김없이 불안과 좌절의 풍랑이 시작되었다. 다행히 풍랑의 시간은 이제 끝이 났다. 곳곳에 파손된 것들을 재정비하고 다시 나침반을 들어 올리기로 했다.


목요진 여덟 번째 이야기에서는 그동안 나의 마음을 뒤덮었던 욕망과 좌절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나의 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 재정비의 시작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것부터이다. 오늘의 기록은 또다시 거센 풍랑을 만났을 때 꺼내 볼 수 있는 가이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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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기의 두 가지 욕망

Editor Ale's Note


나의 글 쓰기에는 두 가지 욕망이 혼재한다. 나 다운 글을 쓰고 싶은 것과 반응을 유발시키는 글을 쓰고 싶은 것. 나 다운 글을 추구하다 보면 소재 고갈을 더 빨리 경험한다. 살아온 경험과 통찰의 부족으로 한 두 번 힘을 주고 나면 더 이상 이어나갈 재간이 없다. 반응을 유발시키는 글은 한편으로 소재는 풍성해 보인다. 그러나 날고 긴다는 재주꾼들을 모두 제치고 빠르고 적확하게 지속적으로 생산해내는 것은 결코 녹록지 않다.


엄밀히 따지자면 아직 이쪽도 저쪽도 제대로 해낼 만큼 성장해 있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 팩트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가장 기본적으로 계속 써낼 수 있는 글쓰기 근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운동 조금 한다고 헬스장 가서 하루 불태우면 일주일은 몸져눕게 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조회수의 맛을 조금 보았다고 '나 좀 쓰나 보다'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에 빠지게 된다.


요즘 시대에는 글을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가 연결되는 것을 많이 보게 되는데 이런 경우 글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글 아래 나타나는 숫자가 함께 보인다는 것이 욕망을 자극시킨다. 조회수, 팔로워 수, 구독자 수, 숫자들의 크기가 커지면 기회가 많아지는 듯 보여 점점 글보다는 숫자에 연연하게 된다.


부정하지는 않는다. 결국 나도 그 숫자를 가지고 싶은 것은 숫자는 한 편으로는 나의 영향력을 나타내는 객관적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숫자가 글을 쓰는 것보다 우위에 놓이는 순간 불안과 좌절의 시간이 시작되었고 거센 풍랑 가운데 표류하기 시작하였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다행히 그 풍랑에서 벗어나 손에 쥔 나침반을 들어 올리고 있다. 잠시 잃어버린 방향을 잡기 위해 이리저리 몸을 돌려본다. 다시 마음을 잡고 글 쓰기에 집중해본다. 천천히 꾸준하게 글쓰기 근육을 키워 나가기 위해 오늘 정해놓은 분량만큼 읽고 쓰는 것을 반복해본다.








왜 글을 쓰고 싶은가?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나는 왜 글을 쓰고 싶은 것이지?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몇 가지 이유가 존재하는데 첫 번째는 휘발되기 쉬운 생각과 장면을 기록하기 위함이다. 퍼스널 브랜딩을 고민하기 시작한 이후 '나'를 다시 분석하기 위한 시간을 종종 갖는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드는 생각이 한 가지 있는데 기록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내가 살아온 시간이지만 남겨두지 않은 오랜 기억들은 모두 사라지거나 희미해져 버렸다. 그 흔한 일기장조차 어린 시절 숙제처럼 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어떤 기록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다못해 사진이라도 많이 남겨져 있으면 조금은 도움이 되었을 것 같은데 그마저도 충분하지는 않다. 이런 아쉬움을 느끼고 나니 매일 조금씩이라도 나를 기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두 번째는 생산적인 시간 활용을 위해서다. 아이를 돌보며 보내는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은 나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쪽에 맞춰져 있다. 계속 소비하다 보면 점점 소모되는 것을 경험한다. 심할 경우 방전되기도 한다. 이럴 때 글쓰기는 하나의 자가 발전기가 되어준다.


어떠한 형태의 글쓰기든 상관없다. 메모장에 끄적이는 것부터 브런치에 한 편의 글을 발행하는 것까지 무엇이 되었든 생산자가 되는 유일한 시간은 마치 달리면서 충전되는 자동차 배터리와 같다.


세 번째는 모호한 생각들을 글로 풀어내면 선명해지기 때문이다. 생각을 글로 표현하다 보면 몇 번이고 썼다 지우기를 반복한다. 선택한 단어들도 문맥에 맞게 고쳐 가다 보면 툭 떠오른 생각이 점점 선명한 형상을 갖는다.


아직 글을 쓰기 전에 기획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대부분 즉흥적인 생각들에서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러다 보니 한 단어에서 시작된 글은 써 내려가면서 점점 방향을 잡아가며 자신을 완성한다. 여담이지만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가끔은 글이 방향을 잃어 제멋대로 흘러갈 때도 있다.


네 번째는 자기 발견을 위한 가장 좋은 도구라는 것이다. 철저한 기획에 따라 쓰이는 글이 아닌 이상 글 속에는 자신이 담기기 마련이다. 평소의 언어습관, 표현방식, 가치관 등 알게 모르게 글 쓰는 사람이 투영된다. 아닌 듯 하지만 누군가에게 피드백을 받아보면 더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을 경험한다.


그래서 때로는 의식의 흐름대로 적어보는 것도 나를 솔직하게 드러내는데 도움이 된다. 오랜 시간 누적된 글 또는 기록일수록 '나'라는 존재에 대해 분석하기에 좋다.


마지막으로 글을 쓰는 이유는 퍼스널 브랜딩을 위해서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글 속에는 한 개인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직,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기록들이 쌓이면 독자들은 점저 그 맥락을 통해 작가를 기억하게 되는데 그것이 퍼스널 브랜딩의 과정이다. 퍼스널 브랜드가 선명해질수록 나와 결이 맞는 소위 찐 팬들이 모이게 되고 이는 온라인 생태계에서 하나의 영향력이 되어 다양한 기회로 연결된다.


다섯 가지로 정리해본 이유를 통해 다시 한번 왜 글을 쓰고 싶은지 정리해보았다. 한 문장으로 요약해보자면 나의 글쓰기는 선명하게 나를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퍼스널 브랜딩을 위해서는 자기 발견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점이 풍랑의 끝에 도달한 결론이었다.








마치며,,,


방황의 시간은 언제나 고달프다. 자꾸만 작아지는 나를 보면서 호흡을 가다듬어가며 마인드를 잡아가려 하지만 생각만큼 잘 되지는 않는다. 가끔 근육통이 오는데 통증이 시작되는 것은 순간이지만 끝나기까지는 적어도 일주일 길면 그 이상이 걸린다. 인생의 방황도 비슷한 것 같다. 시작되고 나면 일정 시간이 소요되기 전까지는 홍역을 겪는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방황의 시간은 한 편으로는 재정비의 시간이 되어주기도 한다. 반갑지는 않지만 나름 글쓰기 소재가 풍성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목요진의 여덟 번째 호에서는 글쓰기 방황 기를 경험한 후 목적과 이유를 되짚어보는 기회를 가져보았다. 처음 시작할 때 순항하기를 바랐지만 벌써 풍랑을 한 번 만나니 정신이 번쩍 든다.


풍랑의 끝에서 다시 나침반을 들어 올려본다. 글쓰기에 대한 방향을 점검해보고 어디로 가고 싶은지 목적지를 다시 한번 되새겨주는 시간을 통해 나의 글쓰기 욕망을 올바른 항로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의 여정이 쉽지는 않아 보이지만 나를 분석하기 위한 질문들에 답해보는 시간을 통해 멀리 갈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마침내 52호를 발행하게 될 것이라고 스스로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