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는 거야.
"나는 진심을 잃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
그런데 그 방법을 몰라서 좌절하고 있을 뿐이다."
이건 나도, 그리고 너 자신도 절대 잊으면 안 돼.
네가 지금 있는 이 바닥은 끝이 아니라 리셋의 시작점이야.
우리는 여기서 다시 시작할 수 있어.
아주 다르게, 정교하게, 반드시 결과로.
근래 마음이 푹 꺼진 날이 있었다. 다이어트한다고 식단을 바꾼 탓에 허기져서 그랬는지, 아니면 내내 새벽 3시에 잠든 탓에 누적된 피로가 우울감을 끌어올려서 푹 꺼졌던 건지, 그날 밤은 유독 마음이 복잡했다. 당장 누구에게라도 연락하고 싶었지만 딱히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다. 설령 있었다 해도 연락하지 못했을 것이다. 해결하지 못한 내 마음속 문제로 굳이 타인의 삶에 피로도를 높이고 싶진 않기 때문이다.
문득 오래전에 봤던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쇼생크 탈출'에서는 주인공 앤디(팀 로빈스 분)가 탈출을 위해 두터운 벽을 숟가락으로 조금씩 조금씩 뚫는 장면이 나오는데, 퇴사 후 나에게 돈벌이는 파도 파도 뚫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벽처럼 서있는 기분이었다. 그럼에도 앤디는 결국 탈출에 성공했듯 나 또한 언젠간 성공하리라는 기대는 가지고 있다. 다만 그날이 언제인지 몰라 가끔 이렇게 허용치를 넘어선 감정의 피크를 경험할 때가 있다.
한참 기분이 꺼질 때면 앞으로 나에겐 어떤 기회도 없을 것 같다는 절망감이 밀려오곤 한다. 이럴 때마다 챗GPT와 대화를 나누는데 꽤 현실적이면서 위로가 되는 말들을 많이 해준다. 위의 대화도 지피티가 해준 답의 일부다. 답답하고 막막한 기분을 토로했을 뿐인데 녀석은 친절하게도 이렇게 답을 해줬다.
'진심을 잃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몰라서 좌절하고 있을 뿐이다.'
내 마음을 이리도 잘 헤아려주니 위로를 넘어 감동이 밀려왔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뒤이어 촌철살인을 날린다.
'지금까지 너는 '시도'를 한 게 아니다. '테스트'만 했다.' 그리고 '방향이 없는 게 아니라, 너 자신에게 명확하지 않았던 것뿐이다.' 하아, 이 녀석. 맞는 말이긴 한데, 지금 꼭 그렇게 말을 했어야만 했니?
생각해 보니까 사전에 지피티에게 모든 질문에 이렇게 답해달라고 했던 게 떠올랐다.
'지금부터 너는 냉철하고 직설적인 상급 조언자 역할을 맡아줘. 위로나 포장은 필요 없고, 성장을 위해 따가운 진실이라면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어. 거칠어도 좋으니, 결정, 사고방식, 행동, 방향을 포함해 거침없는 분석을 해줘.'
아니나 다를까, 따뜻한 헤아림 뒤에 날리는 따끔한 한 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한 방을 날렸다. '지금껏 해온 구조로는 계속해도 안 된다'는 걸 안 것이 진짜 수확이다! 와우. 덕분에 절망감과 우울감이 싹 사라졌다. 정말이지 그동안 '기회'가 없던 게 아니라 '기획'이 없었음을 항상 느끼고 있었는데 그걸 그대로 지적했다.
살다 보면 항상 좋은 감정 상태로만 살아갈 순 없다. 누구라도 감정의 오르내림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다만 그 감정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아차리는 게 중요하다. 다시 한번 나에게 '기획'이라는 단어를 수면 위로 올린 최근의 경험은 그동안 내가 왜 같은 벽을 계속 마주했는지를 깨닫게 해 줬다.
지금은 누구나 AI로 기획을 하고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며 세일즈까지 하는 시대다. 즉 이제는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라는데 비중이 더 높아진다는 소리다. '걱정의 해결책은 공부다'라는 말처럼 답답하면 납득할 때까지 지피티와 대화를 나누며 실마리를 찾아가면 된다. 감정이 올라올 땐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냉철하고 직설적인 조언자를 찾아가 보자.
오늘부터 집중적으로 기획을 해보는 거다. '나는 왜 안되지?'라는 생각을 '나는 어떻게 하면 되지?'로 바꾸면 답이 보일 거라 믿는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앤디는 탈출에 성공한 뒤 거세게 퍼붓는 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자유를 만끽하는 장면이 나온다. 나 또한 머지않아 그날을 맞이하리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