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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YSAILING Oct 19. 2021

부캐 마리노를 소개합니다

세일러들의 문방구

이탈리아 로마 근처의 마리나 Riva di Traiano

훌륭한 마리나의 필수템, 혹은 근처의 다른 마리나에서도 찾아오게 하는 시설이 있다면 그곳은 세일링 용품 전문 샵입니다. 챈들러(Chandler) 샵이라고 부르죠. 

이곳의 주인은 동네 의원처럼, 문제를 안고 찾아온 선주들의 고민을 듣고 처방을 내려줍니다. 선주들은 증상(?)을 상담받은 후 처방받은 부품을 구해 가기도 하고 새로운 물건들을 추천받아 써 보기도 합니다. 그 동네 요트업 생태계의 터줏대감과 같은 위상의 챈들러 샵 주인은 전문가의 개입이 필요한 경우 지역 네트워크 안에서 세일 메이커, 리거, 선체 수리사 등 적절한 전문인력을 연결해 주기도 합니다. 


배는 구입하는 순간부터 돌봐야 할 곳들이 속출합니다. 다수의 선주들은 이를 마리나에 일임하거나 직업 선장을 고용해 관리를 맡깁니다. 직접 처리할 시간과 의지가 있는 선주들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요트 정비의 세계에 뛰어들지만 여기저기 벽에 부딪히게 마련인데요, 이때 달려가는 곳 또한 챈들러 샵입니다. 단순한 상업 시설이라기보다는 어리버리 초보 선주들이 배에 대한 지식과 네트워크를 빌릴 수 있는 중요한 인프라가 되어 줍니다.

챈들러 샵





흥, 마리노한테 물어봐야지


부스스한 머리, 거친 피부의 마리노는 50대 후반의 챈들러 샵 주인입니다.

바다 경험이 많고 배를 잘 알 뿐 아니라 그 동네 세일링 업계의 생태계 안에 속해 있어, 배에 문제가 생기면 해당 분야 전문가를 연결해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선주들이 찾아가 커피 마시며 수다 떨다 요트 부속품을 사 오기도 하고 고장 난 냉장고 수리공을 소개받기도 해요. 

특히 마리나 전속 전문가들이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를 때 

"흥, 마리노한테 물어봐야지" 

하며 또 커피 한잔 하러 출동합니다.


세일링 요트는 워낙 복잡한 물건이라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 앞에 서면 선주들은 한없이 작아지게 마련입니다. 이때 '흥, 마리노한테 물어봐야지'는 큰 무기가 되곤 해요. 어리버리한 일반인에게도 세일링의 문턱을 낮춰주는 중요한 인프라 중 하나죠.

꼭 문제를 안고 찾아가지 않더라도 마리노의 가게에 가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선반에 놓인 각종 재미있고 신기한 물건들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이 휙 지나가 있죠. 존재 자체를 몰랐는데 가게에서 새로 발견하는 신문물들도 있습니다. 마치 어릴 적 문방구에 갈 때와 비슷한 설렘인 것 같습니다. 




세일러들의 문방구


이름이 맘에 들어 혼자 흐뭇해하고 있는데요,

요트와 관련된 물건들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인터넷 몰을 어릴 적 문방구와 같은 설렘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소망에서 이름 지었습니다.


마리노는 온라인 챈들러 샵 세일러들의 문방구를 지키는 주인장을 맡기로 했습니다. 요트 용품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세일러들의 문방구 블로그에 공유하고 요트 문화를 소개하기도 하며 세일러들과 소통하고자 합니다.

마리노가 친절한 문방구 주인처럼, 요트를 사랑하는 세일러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인스타그램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sailorsmbg 를 팔로우하시면 문방구의 최신 소식들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자신은 없지만 조만간 유튜브 콘텐츠도 만들어 볼 계획이에요.


세일러들의 문방구 첫 번째 프로젝트는 이전에 공지해 드린 요트복 Slam 공동구매입니다. 

이탈리아 쪽의 느려 터진 일처리에 마리노 복장이 터져나가고 있다고 하는군요. 이번 주 일요일 공구 시작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관련 정보는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서 업데이트받으세요.


Stay Tuned!


https://blog.naver.com/easysailing

https://www.instagram.com/sailorsmb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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