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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ssine Jan 10. 2016

밀라노 브랜드 산책 #11

밀라노의 평범함 속에서 찾는 특별함

브랜드 산책을 나가려 했으나 며칠째 꿀꿀한 날씨와 무궁 무궁한 나의 상상력으로 머리를 너무써서 그런지 두통으로 아팠던 며칠. 그러나 이제 훌훌 털고 회복하여 기분 좋게 걸을 수 있게 되어 오늘은 상쾌한 하루.

밀라노 세일기간으로 중심가는 너무나도 혼잡했기에 나는 "라 스칼라"와 "브레라"사이 길을 걸어보았다.


Via  Brera와 Via Giuseppe Verdi 거리

인적이 드문 곳이지만 밀라노의 특별한 샵들이 숨어있는  Via Brera와 Via Giuseppe Verdi거리는 사색하며 걷기에 참 좋은 곳이다. 개인적으로 가을날 저녁 7시경에 노을을 보면서 걷게 되는 이곳은 나만의 숨은 감성 거리라고 할 수 있다.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고급 정보 드립니다. ^^)



RIGADRITTO

리가드 리또라고 불리는 이샵은 지나갈 때마다 쇼윈도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이곳은 재미난 소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소품보다는 전 세계의 정말 특별한 아이디어 제품들이 아기자기하게 구성되어있다.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독특한 카드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RIGA는 줄무늬, DRITTO는 반듯한 이라는 뜻으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줄무늬를 말한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브랜드 네임은 참 잘 지은 것 같다. 줄무늬 하면 왠지 말괄량이 삐삐가 떠오르고, 연상적으로 재미난 만화나 소품이 지속적으로 연상되기 마련이다. 자세히 보면 RIGA의  "I"와 DRITTO의 "I"에 학용품인 "자"형상으로 재미나게 표현한 아이디어도 친근감 있게 느껴진다.


RIGADIRITTO 의 쇼윈도로 보이는 판매되는 제품들

Babele

바베레는 옛 바빌론 사람들이 하늘까지 쌓으려다 실패한 탑을 지칭하며 대혼란, 파격적이라는 의미도 있다. 처음 이 브랜드 부티크를 보았을 때 브랜드에서 느껴지는 예스러운 느낌이 촌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갈 때마다 새로운 의상들로 디피가 되는 것을 보고 매장을 지속적으로 찾는 밀라네제들을 보았다. 꽤 고급스러운 자태의  중상층으로 보이는 40대 이상의 아주머니들이였다. 아무튼 최근에는 이 부티크샵이 꾸미지 않은 듯 하나 조용히 그 자리를 지키며 양장점 같은 분위기를 내고 있는 것이 이 지역의 느낌과 매우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고 있다.



O'CONNELL

O'CONNELL을 보고 "앗! 이건 아이리쉬 펍(IRISH PUB)이구나!"를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요즘같이 금세 날씨가 어둑어둑 해지는 밀라노의 오후 4시 정도에 이곳 펍에 들어가 맥주를 마시는 느낌도 왠지 그럴싸한 아이리쉬 사람들(IRELAND)의 일상을 따라 하는 묘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아이리쉬 펍이지만 브랜드 네임의 O'CONNELL(오콘 넬)은 이탈리아 70-80년대의 그림자 글자 서체를 사용하고 있다. 



Pasta & Pizza alla Scala

스칼라 극장 근처에 유독 눈에 띄는 카페이자 레스토랑이 있다. 내부에는 스칼라 극장에서 오래전부터 공연했던 브로슈어와 사진들을 판매하고 있으며, 들어가 보면 마치 공연장의 분장실에 몰래 들어온듯한 묘한 느낌으로 인테리어디자인을 했다. 가게 외부에는 오래된 배우들의 포스터와 사진들도 판매하고 있다. 레스토랑의 브랜드 네이밍이 너무 문안하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에 비해 다른 곳과는 사뭇 다른 공연장의 느낌을(레스토랑 내부인테리어) 그대로 가지고 있기에 손님들에게는 체험을 통해 이곳의 분위기를 추억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곳이다.

레스토랑 밖에는 오래된 포스터와 사진이 길쪽으로 진열되어있다. 물론 외부의 작은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실 수도 있다.



상호의 브랜드 네임보다 시각적인 기호로 Side Sign을 보여주고 있다. 누가 보아도 이곳이 안경점임을 당연히 알 수 있다.

OTTICA MILANI

상점의 측면으로 돌출되어 있는 안경 기호가 정면의 브랜드 네임보다 훨씬 시각적으로 이목을 끌고, 매력적인 브랜드로 다가온다. 정면의 브랜드 상호명과 디자인을 보고 다소 실망했다. MILANI집안의 안경점(MILANI는 가게 주인의 Surname)... 차라리 MILANI라고 브랜드 네임을 짓고 안경의 시각화 기호만 살렸어도 더 멋들어진 브랜드 디자인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비판+제안을 해본다.

 그러나 상점의 안경제품들은 사고 싶을 만큼 예쁜 제품들이 많았다.



오늘의 브랜드 산책을 하면서 브랜드 네이밍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더 깨달았다.

브랜드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제품의 특징을  뽑아내는 네이밍 그리고 디자인이 3 박자를 맞췄을 때

고객은 "아하!"할 수 있음을.. 그리고 나 또한 그 "아하!"를 듣는 디자이너가 되기를


오늘도 여기서 안녕 인사를

CiaoCi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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