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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ssine Jan 21. 2016

밀라노 브랜드 산책 #17

밀라네제의 생활 엿보기

밀라노 시내를 산책하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익숙해져 버린 것들이 많다. 

처음에는 신기하게 보였던 것들이 나중에는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어 더 이상 새롭게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은 처음 도시를 바라보았던 그때로 돌아가

상점, 회사의 브랜드가 아닌 밀라노라는 도시 자체를 브랜드로 생각하며 거리를 걸어본다.


처음 그때의 느낌으로 다시 걸어보는 밀라노



밀라노 시내에서 공유경제 차원에서 사용한는 자전거 "바이크 미"

밀라네제의 착한 교통수단 Bike Mi

바이크 미는 이탈리아어와 영어의 합성으로 만든 브랜드이다. 밀라노 시내에서 활용도가 꽤나 높은 공유 자전거로 골목골목 자전거 보관대가 배치되어있다. 교통 파업이 수시로 있는 밀라노는 파업일에 이 자전거를 이용하여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바이크미는 1일, 1주일, 1년 단위로 사용이 가능하다. 나는 1년 회원으로 가입했는데(1년 가입비 30유로), 단점이 있다면 자전거가 너무나도 무겁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냥 스쳐 지나갔던 자전거가 이제는 밀라노의 자연스러운 교통수단 브랜드로 정착. https://www.bikemi.com

대여장소를 모바일로 체크하면 어느 장소에 대여가능한 자전거 대수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이탈리아 사람들의 유머감각을 볼 수 있는 거리의 모습들

창의적인 개구쟁이 밀라네제

이탈리아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차이는 "틀"(정해진  Frame)이라는 것이 없다. 물론 이러한 점들이 관공서를 찾았을 때는 한없이 불편하지만, 디자인을 전공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그들과 디자인 작업을 하다 보면 틀이 없는 그들의 창의력에 자극을 많이 받는다. 함께 콜라보를 해보면 디자인 과정에서 그들의 디자인에서 카피(Copy)라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거의 없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틀이 정해지지 않은 자유로운 사고와 유머스러운 감각이 합쳐져서 즐겁게 느껴진다. 처음에 밀라노에 왔을 때는 철문의 그림과 거리벽화를 지저분하다고 느끼고 "왜 이럴까" 생각한 적이 솔직히 있다. 그러나 그냥 스쳐 지나가기엔 아까운 밀라네제의 크레이티브 한 아이디어 흔적의 일부라는 것.



이탈리아 밀라노 약국의 외관 Sign

약국을 찾는다면, 초록 간판을 찾아라!

이탈리아 약국 Sign(간판)의 공통점은, 바로 흰 바탕에 초록색으로 FARMACIA(약국)이라고 적혀있는 것이다. 멀리서 보아도 금세 찾을 수 있는 약국이라는 아이덴티티가 잘 정착되어있다. 재미난 것은 대부분의 약국이 밤에 불이 꺼져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네온사인 십자가 초록으로 Side간판으로 되어있다. 당일의 날짜, 온도 이런 기타 정보들이 계속 play 된다. 영업시간 외에 비상약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을 위해서 소수의 약국은 외부에 비상약 자판기가 설치되어있다.   



추워도 야외 테라스에 앉는 밀라네제들

추운 겨울의 낮시간에 밀라네제들은 햇살을 느끼고 싶어 식당의 야외 테라스를 즐긴다, 아니 대부분의 이탈리아 사람들이라면 마찬가지일 것이다. 주말에는 가족들과 함께 브런치를 하는 밀라네제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야외라고 담요를 주거나 히터를 틀어주는 한국 같은 서비스는 없다. 그래도 그들은 막혀있는 내부 공간보다 밖을 더욱 선호한다. 그래서 집집마다 거실에는 테라스가 디자인되어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직까지 나에게 겨울의 야외 테라스는 무리... 



따바끼는 밀라네제에게 편의점 같은 곳

모바일 칩을 구매하고 한 달이 지나 충전을 해야 해서 친구에게 물어보니, "따바끼"(TABACCHI)를 가라며 T를 찾으면 된다고 알려준 곳. 주택가 골목에 여러 곳이 있고, 관광지 중심으로 나오면 오히려 만나기 힘든 "따바 끼"  한국으로 말하면 작은 편의점이라 할 수 있겠다.

이곳에서는 커피와 빵, 즉 아침식사를 간단하게 할 수도 있고, 과자와 빵도 구매할 수 있다. 물론 담배와 복권도 살 수 있다. 따바끼마다 틀리지만 큰 곳은  핸드폰 요금충전, 고지서 납부대행업무를 하기도 한다. 

밀라네제라면 자주 가게 되는 필수 상점 

따. 바. 끼 T



오래된 전차 1번뜨람

아침의 시작을 알리는 뜨람(Tram) 소리

아침6시쯔음 되면 시끄러운 뜨람 소리가 밀라노의 아침을 깨운다. 전차(뜨람 Tram)는 오래된 기종과 신규 기종으로 나뉜다. 밀라노에서 운행 중인 옛날 운행 방식의 노란색 뜨람(위의 사진)은 1번,33번이다. 나무로 된 앞문과 뒷문 그리고 승객이 앉는 방식은 지하철처럼 마주 보는 디자인이다. 전차의 의자 또한 나무로 만들어져 있다. 밀라네제들은 아침 출근길부터 마주 보며 서로 아침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때론 어색하게 눈이 마주치면 살며시 웃는다. 포르투갈의 리스본과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처럼 밀라노도 오래된 노란색 작은 뜨람이 밀라노를 상징하는 브랜드가 되었다.


Verso의 외관과 입구

새로운 문화를 수용 중인 밀라네제들

베르소(Verso)는 띠치네제 근처에 생긴 1.2층의 신규 서점이다. 그러나 일반 작은 서점은 아닌 와인, 커피, 맥주들을 마실 수 있는 북까페 같은 곳이다. 2층으로 올라가면 원형 테이블이 있고, 다양한 신규도서들도 만날 수 있다. 분위기가 따뜻하고, 트렌디한 느낌까지 난다. 지난번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이탈리아에서 커피 문화는 앉아서 대화를 나누며 마시는 우리나라 같은 커피 문화가 아니다. 그러기에 소위 말하는 미국식 카페 문화(예:스타벅스)를 갖춘 커피숍을 찾기 힘들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밀라노에 카페 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다. 이러한 미국식 문화를 이탈리아 젊은이들이 많이 선호하며 새로운 상점들이 생겨나고 있다. 



밀라노에서 당연시 여겨졌던 생활이

어느 순간 도시를 대표하는 브랜드들이 되어감을 느낀다.

다시 바라본 밀라노가 더욱 정겹게 느껴진다.


그럼 오늘은 여기서 인사를

CiaoCi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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