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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ssine Dec 30. 2015

밀라노 브랜드 산책 #3

밀라노의 두 얼굴 거리 , Corso di Porta Ticinese

2015.12.30

오늘, 밀라노 아침은 유난히 화창하다.

이른 아침부터 두오모에서 조금 남쪽으로 산책을 걸어보기로 했다.

밀라노에는 나빌리오라는 작은 수로가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밀라노 두오모의 대리석을 운반하기 위해

운송수단으로 이 수로를 만들었다고 한다. 두오모에서 나빌리오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옛 그리스 터전 같은

곳을 지나게 되고  그곳에서부터 나빌리오 수로까지 가는 곳이 Ticinese라는 길이다.


Corso di Porta Ticinese의 거리. 이 좁은길을 뜨람3번을 타고 지나갈 수 있다. 건물벽과 마주하며 아슬아슬 지나가는 길

이 거리에서 재미난 것은 아침과 저녁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아침에는 고요한 길. 저녁에는 이렇게 시끄러운 곳이 어디지 싶은, 젊은이들의 핫 플레이스. Ticinese는 젊은 아티스트들이 모여서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기 시작한 곳이다. 음악, 디자인, 독특한 패션 등등. 그래서 밀라노 다른 거리에서는 볼 수 없는 펑키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곳의 특이한 볼거리는 영업이 끝나고 내려지는 가게의 문들이다. 무명 또는 유명의 아티스트들의 그라피티들. 그들은 가게의 캐릭터(가게의 특성)를 잘 살린 그림을 철문에 그린다. 가게문은 굳게 닫혀있지만 어떤 영업을 하는 곳인지 철문의 그라피티 그림만으로도 알 수 있다. 가게 철문에 그림을 그리지 않은 곳이 있다면 젊은 망난이들이 스프레이로 나쁜 낙서를 하고 도망간다고 한다. 그래서 가게 주인은 아티스트들에게 페이를 하고 좋은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한다. 가게 주인 좋고, 아티스트 좋고. 모두에게 좋은 문화이다.





Civico 82 (여성패션편집숍) 오픈전의 가게모습과 오픈후의 모습

이런 가게들이 줄지어 Ticinese를 더욱 재미난 아트의 거리로 만들고 있다. 가게의 철문 그라피티가 가게의 브랜드를 홍보해주는 동시에 아티스트들은 자신의 재능을 거리에 수놓을 수 있다. 가게 주인의 성향에 따라 정치적 이슈나 사회적 이슈를 그려달라는 제안을 아티스트들에게 할 수도 있다. 참 재미난 이탈리아 사람들의 오픈 문화이기에 나는 이 거리의 브랜드들이 더욱 유니끄하게 다가온다.


조금은 지저분해 보이지만 멀리서 전체를 보면 색상의 화려함과 추상적인 그림의 형체가 사진을 찍게 만들고 싶게 한다.
가게의 철문만이 아닌, 거리의 빈 공터를 큰 그라피티의 공간으로 재미나게 꾸며놓았다. 전기전선박스의 외관을 건물로 그려놓은 이탈리아 아티스트들의 센스.

오늘은 Ticinese거리 자체를 밀라노 아트 브랜드 거리로 불리는 이유를 짚어보았다.

사진을 찍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가게문을 여는 시간까지 기다리며 거리를 산책하는 기분은 참 묘하고 좋았다


내일의 브랜드 산책을 기다리며

Ciaoci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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