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알렉스는 너무 욕심이 없어요.."
"어머니, 알렉스는 욕심이 너무 없어요......"
학원 선생님이 어머니에게 했던 이 말이 칭찬이 아니라는 것쯤은 당시에도 알았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나는 공부를 할 줄 몰랐던 것이고 성적과 같이 어른들이 흡족해할 만한 성과를 자주 내지 못한 것뿐이었다. 남의 것을 탐내는 것은 탐욕이다. 혼자 모든 것을 가지려는 것도 탐욕이다. 나에게 그런 것은 없다. 흥부와 놀부를 정독한 교양인이라면 모두 그럴 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더 나은 위치에 끊임없이 올려두고자 하는 것을 욕심이라 정의한다면 나는 사는 동안 단 한순간도 욕심이 없었던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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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욕심 없던 아이의 대학교 졸업 학점이다.
편입생만 아니었다면 Summa Cum Laude라는, 번역하자면 최우등졸업이라는 영예를 안았을 것이다. (졸업장에 찍히는 문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성취한 알맹이는 이미 동일하지만..) 학점을 언급한 바에 대한 포인트는 자랑이 아니다. 스스로에 대한 욕심이 없는 사람은 절대 도서관 당직자처럼 공부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렇다. 나는 조금 아쉽게도 성장이 더뎠을 뿐이다. 비숙련 전문가의 오진에 마음 졸였을 우리 어머니만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도 결과가 좋으니 다행이다..
"꿈은 직업으로 정해지면 안 돼요!"
누구라고 특정 지어 언급하는 게 의미 있을까 싶을 만큼 많은 강연가들이 TV 프로그램 등에서 하는 말이다. (나는 가장 최근에 역사 전문가 최태성 선생님의 입을 통해 들은 것 같다) 나 또한 동의한다. 많은, 저명한 사람들이 언급했다는 것은 상당히 진리에 근접해서가 아닐까.
학창 시절, 우리는 장래희망 란에는 꼭 직업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 좁은 의미의 장래희망은 직업으로 정의돼도 큰 문제없지. 하지만 꿈은 다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직의 (특히 기업과 같은 직장의) 의미가 크게 바뀌고 있다는 것을 공감할 것이다. 직장 (어쩌면 직업까지도)은 이제 툴에 불과하다. 절대 사람의 아이덴티티를 대변할 수 없다. 그냥 사는 도구일 뿐이다. 태초인의 뗀석기처럼 말이다.
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냐고?
아직은, 스스로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해주지 않는 나의 이야기를 써보고자 한다.
이것은 연습장이고 노트북이며 종합장이다.
콘텐츠 있는 인간이 되고자 분투하는 한 청년이 자신의 콘텐츠와 마인드셋, 철학, 취향을 정리하는 글을 쓸 요량이다. 모쪼록 들려주신다면, 봐주시고, 함께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즐겨주시길 바란다. 보통 인트로에는 유명인들의 명언을 인용함으로써 끝을 맺는 것을 즐기는지라 내가 생각하는 인류 최고 지성의 작품 한 구절을 인용하며 서론을 마친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괴테, 파우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