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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자녀를 칭찬해 주세요

by 부아c

제가 초등학교 4학년일 때 담임 선생님이 어머니와 대학 동문이셨습니다. 친분이 있어서 그런지 선생님이 저를 많이 챙겨주시면서 늘 사소한 것에도 "잘한다, 잘한다"라고 이야기해 주셨죠. 아직도 기억나는 것은 제가 장난꾸러기라 피아노 같은 것은 못 치는데, 음악 시간에 저에게 잘할 수 있다는 말을 늘 해 주셨습니다. 선생님이 사소한 것에도 잘한다고 말해 주시더니, 실제로 제가 반에서 파이노를 제일 잘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교내 피아노 대회에 나가서 대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이 계속 잘한다고 해 주시니, 제가 잘하는 줄 알게 되었고, 피아노가 재미있어지고, 어느새 주변에서 인정하는 피아노 고수가 되어 있었던 거죠.


6학년 때는 시 대회에 나가서 좋은 성적으로 입상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참 신기한 것이, 잘한다, 잘한다 이야기를 듣고, 그런 대회들에 나가게 되면 정말 잘하는 줄 알고 더 잘하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더 잘하고 싶어지게 됩니다. (그런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서) 저 나이 11살~12살의 이때가 제 인생에서 자존감이 제일 높은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비슷한 예시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선생님도 저를 이뻐해 주셨는데, 특히 저에게 글쓰기를 잘한다고 해 주셨습니다. 실제로 재능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후로 독서와 글쓰기를 연습했고, 교내에서 여러번 상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30년도 더 지난 지금 저는 글쓰기를 직업의 하나로 두고 있습니다.


반면에, 중고등학교 때는 자존감이 낮은채로 지냈습니다. 아무도 저를 칭찬해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남자 학교를 다녔는데 당시는 체벌 위주로 학교가 운영되던 시기였습니다. 혼나거나 벌을 받은 기억만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때도 초등학교 때처럼 선생님이나 누군가의 칭찬을 받으며 자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한 연구가 있습니다. 평범한 학생들을 반에 넣고 해당 선생님에게는 이들이 천재들이라고 했는데, 선생님이 그들을 천재로 대우하기 시작했던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들이 성적이 타 반에 비해서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누군가를 비범하다고 생각하고 대우하기 시작하면 그 사람은 비범해지나 봅니다. 칭찬을 받는 아이는 자존감이 높아지고 그 칭찬에 걸맞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한 마디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것입니다.


나의 자녀가 자존감을 가지고 자기주도학습을 하기 원하시나요? 그러면 칭찬해 주십시오. 너는 이미 훌륭하고 앞으로도 더 훌륭해질 사람이라고. 사랑하는 남편, 아내가 잘 되기를 바라십니까? 내 부하 직원이 더 신나게 일하기를 원하나요? 그러면 칭찬해 주세요. 잘하고 있고, 고맙고, 앞으로도 잘 할 거라고.


나의 자녀가 자존감 없이 시들시들 공부하길 원하시나요? 남편, 아내가 잘 안되기를 바라십니까? 내 부하 직원이 우울하게 일하기를 원하나요? 그러면 비난해 주십시오. 너는 많이 부족하고 앞으로도 부족해질 사람이라고. 너는 도대체 왜 그러냐고. 꼴보기도 싫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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