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 독자 350여 명을 모시고 제 책 <부를 끌어당기는 글쓰기> 출판 기념 북 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
콘서트가 끝나고 사인회를 하는데 한 어머님이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사인을 요청하시며 책 한 권을 꺼내셨습니다. 초등학생 자녀가 쓴 책이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가 작가와를 통해 전자책을 출간했고, 이를 출력해서 제본한 것이었습니다. 스무 권을 제본했는데 그중 한 권을 저에게 주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책을 건네는 어린아이 얼굴에서 뿌듯함이 엿보였습니다. 50쪽 정도 되는 책에는 아이가 쓴 동화 네 편이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검색해 보니, 작가와를 통해 출간된 책이 교보문고 등에 유통되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이미 정식 작가가 된 것입니다. 높은 순위를 기록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후기가 다섯 개 달려 있을 정도로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에 전자책을 쓴 초등학생이 얼마나 될까요? 이미 그 아이는 자신을 작가 혹은 글을 쓰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을까요? 어머님이 평소에 책을 좋아하시거나 혹은 이미 작가이실까요? 잘은 모르지만 아이가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글쓰기 관련된 제 강연에도 아이와 함께 오실 정도니까요.
사실, 저도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제가 어릴 때, 어머님은 수백 권의 책을 담은 서재를 가지고 계셨고, 저는 어머니의 서재에서 이런저런 책을 꺼내보면서 책과 가까운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이후 여느 청소년들과 같이 학교 공부에 바빠 책을 가까이하지 못했지만, 삶의 여러 어려운 순간에 저에게 길을 가르쳐 준 것은 언제나 책이었습니다. 어릴 때의 책의 촉감과 질감이 여전히 저에게는 강하게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저의 기억과 경험이 지금 저를 글을 쓰는 작가로 만들었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저로 인해 저의 두 아들이 글과 책을 가까이하는 그런 인생을 살게 될지도 모르고요. 제가 책을 읽는 모습을 자주 보였기에 초등 고학년이 된 아이들은 여전히 여가 시간에 자주 책을 선택합니다.
아이는 언제나 부모를 보고 자랍니다. 부모님의 관심과 아이의 이런 시도가 아이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글을 읽고 쓰지 않는 시대에 글을 읽고 쓰는 것은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제 아이들에게 전자책 혹은 책을 쓰게 해 주고 싶네요. 그리고 그것은 제가 모범을 보임으로서 가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