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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도 아이들에게 남는 것은

by 부아c

저는 2022년에 육아 휴직을 하고 캐나다에 1년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은 초3, 초1이었습니다. 잘 다니던 회사를 휴직하고 다녀왔습니다. 꽤 많은 주변 분들이 제가 휴직을 하고 이렇게 해외에 아이들과 1년 가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는데, 그 중에, 아이들이 어차피 기억하지 못한다, 영어 1년 해서는 늘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도 참 많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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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는 그 부분에 있어서 생각이 확고합니다. 정말 좋은 것은 내 안에 고스란히 남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부모님과 함께 갔던 롯데월드, 남산에 대한 어렴풋한 기억들이 있습니다. (고향 부산) 역시 저학년에 갔던 제주도, 대전 등에 대해 장면 장면이 기억 납니다. 정확한 지명, 정확한 장소 등은 기억나지 않아도 분위기, 기운, 느낌 등으로 고스란히 저에게 남아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많은 곳을 다니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외향인은 아니지만) 그리고, 그 기억들이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캐나다를 다녀온 지 2년이 지나갑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그때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영어 캠프에 다녀왔는데, 큰 아이는 캠프에서 가장 활동을 잘 한 아이로 상장도 받았습니다.


영어 실력도 남아 있지만, 선생님들과 이질감 없이 지내는 문화적 감수성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발표도 잘 하고, 다른 아이들과도 잘 지내고, 과제도 잘 했다고 하더군요. 물론, 자라면서 희미해질지언정, 그 당시의 특별한 기분, 특별한 에피소드, 특별한 분위기 등은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여행도 그렇지만, 독서의 경험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읽은 책의 내용은 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어떤 믿음, 신념, 교훈 등은 고스란히 나에게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좋은 것들은 그렇게 우리 안에 남아 우리의 일부가 됩니다. 그래서 독서를 많이 하신 분과 이야기만 해도 지적인 향기가 납니다. 정확하게 읽은 책과 구절들을 이야기하시지 않더라도 생각과 말과 행동에 지혜가 묻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 독서 등의 나를 위한 좋은 경험을 많이 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도 여행, 독서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정말 좋은 것은 내 안에 고스란히 남기 때문입니다. 정말 좋은 것은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남기 때문입니다. 사라지는 것까지만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남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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