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주변에 년 3억을 버는 의사가 있습니다. 개원의라 수입이 높습니다. 개원을 하신지는 5년이 넘었습니다. 한 번은 이 분과 술을 마셨는데,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지금 삶이 재미가 없어. 기계가 된 것 같아. 몇 년 뒤에 그만두고 싶다. 사실 나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이 좋았는데 다시 그쪽으로 가고 싶다, 성적에 따라서 학교와 전공을 선택하다고 보니 여기까지 왔다"
"아니, 형님, 그렇게 많은 돈을 버시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사람이 사는 이유가 돈을 벌기 위한 것만은 아니잖아"
"일이 많이 힘드신가요?"
"아니.. 일이 힘든 것보다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 인생이 별 의미 없이 흘러가는 것 같아, 내가 매일 기계 같이 느껴질때가 많아"
저는 그 분의 1/3~4 정도의 연봉을 벌었지만 비슷한 고민을 했습니다. 저도 직장에서 비슷한 것을 느꼈습니다. 직장일이 전혀 재미가 없었습니다. 5~10년 동안 직장을 계속 다녀야 하는가? 이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고민의 해답을 얻은 상태입니다.
물론, 이 글을 읽으면서 여러분은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배 부른 소리네", "누가 재미로 사나, 어쩔 수 없이 사는거지", "그냥 주어진대로 사는거지", "먹고 살기 바쁜데 어이가 없네", "누칼협?",
하지만, 저는 돈을 많이 벌든, 적게 벌든, 나이가 얼마이든, 내가 어떤 위치에 있는, 누구나 인생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만이, 인생에서, 행복해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굳이 다른 사람과 당신을 비교할 필요도 없습니다. 오직 당신의 기준에서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을 해야 합니다. 인생에서 한 번은 그런 고민을 깊이 있게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주변에서 보는 성공한 사람들, 행복한 사람들은 대부분 그랬습니다. 자기다운 모습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에 성취가 높습니다. 혹은, 큰 성공을 못한다 하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성공에는 여러 기준이 있기도 합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내가 직장을 다니면서, 나다운 모습으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 직장을 다니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자신의 길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인생은 단 한 번뿐이고, 아주 긴 여정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일을 하면서도 새로운 도전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합니다. 혹은 직장을 다니면서도 다른 영역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해 보지 않으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제 경험으로 보았을 때,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일들도, 많은 경우 해 보니 할 수가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일들은 어려워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낯설어서 못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익숙한 영역만이 아니라, 자신이 잘 모르는 영역에 수시로, 때때로 도전해 보는 것. 그 과정을 통해서 자신에 대해서 더 알아가는 것, 그렇게 자신의 세계를 조금씩 넓혀가는 것. 그런 것들이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 의사 분과 마지막에 나눴던 대화가 인상 깊어서 추가합니다.
"OO는 100억이 있다면 뭐하고 살거야?, 대신, 그 100억은 일에 쓰는 것이 아니라 먹고 사는데 쓰는 거고"
"100억이요? 음... 글쎄요. 그럼, 저는 책 읽고 글쓰고 여행 다니고 싶은데요"
"그럼, 성공했네. 지금 이미 책 읽고 글쓰며 여행도 다니며 살고 있잖아"
"아..."
"내가 돈 걱정이 없다고 생각할 때, 하고 싶을 것을, 지금 하며 사는 삶이 행복한 것 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