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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상사도 결국 겪어 봐야 압니다

by 부아c

제가 회사에 처음 들어갔을 때, 정말 무뚝뚝한 분이 저의 슈퍼바이저가 되었습니다. 그분은 남에게 큰 관심도 없었고, 표현 방식도 차가워서 가까이 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기술 영업직으로 일을 시작하면서 제가 그분을 모시고 운전을 몇 시간씩 해야 하는 일이 많았는데, 제가 먼저 말을 걸지 않으면 그분은 말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차 안의 침묵이 참 힘들었습니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서 첫 몇 개월 동안 그분에게 다가가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제가 큰 실수를 했을 때 누구보다 먼저 나서서 저를 도와주신 것이었습니다. (물론, 무뚝뚝하게) 저를 크게 나무라지도 않고, 그냥 나서서 덮어주시며 "신입이 그렇지. 다음에는 조심하자"라고 싱긋 웃어 보이셨습니다. 여전히 차 안에서는 서먹서먹했지만, 저는 그분을 좋아하기 시작했고, 지금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여전히 무뚝뚝하십니다)


한참 뒤에, 다정다감한 분이 슈퍼바이저가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잘하고, 매번 커피를 먹자, 술을 먹자, 밥을 먹자 이야기하는, 늘 둥글둥글한 분이었습니다. 시간 날 때마다 사무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가벼운 대화를 이끌어내는 능력자였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할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제가 큰 실수를 하면, 그때는 모른 척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책임을 저에게 돌렸습니다. 저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그러셨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제는 그분의 웃음조차 가식적으로 보였습니다. 처음 이야기한 부장님은 어려운 분이었지만 좋은 분이셨고, 두 번째 이야기한 부장님은 다정한 분이었지만 좋은 분은 아니었죠.


사람의 성격과 표현 방식은 그저 다른 것에 불과합니다. 중요한 것은 성격이나 표현 방식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진정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첫 번째 부장님은 솔직한 분이셨습니다. 자신으로 존재하며 다른 사람들을 진솔하게 대하셨습니다. 반면 두 번째 부장님은 위선적인 분이셨습니다. 자신을 숨기고 다른 자아로 사람을 대했고, 정작 중요할 때는 본래의 이기적인 자아로 사람을 대하셨습니다.


당신은 누구를 더 가까이해야 하겠습니까?


이런 일을 겪고 난 뒤에 제가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사람은 겪어 봐야 안다.

2) 겉과 속이 다를 수 있다.

3)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진정성이어야 한다.


인간 관계, 특히 직장 내에서의 인간 관계는 참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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