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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 살지만 불행하다는 지인

by 부아c

최근에 한 지인과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의 와이프가 요즘 우울하다고 하시더군요. 강남의 좋은 아파트에서 20년째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는데, 초등학교를 공유하는 건너편 아파트가 재건축되어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분은 맞은편의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신축된 그 아파트가 부러워서 우울하다고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질투였지만, '왜 우리 아파트는 재건축되지 않았을까?', '왜 그 아파트로 중간에 갈아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으로 괴로워한다고 하셨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분의 주거의 질은 달라진 것이 없고, 오히려 주변 분위기가 좋아져서 집값도 올랐다고 하셨습니다. 자신은 변한 것이 없는데 주변이 잘 되니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것입니다.이것은 인간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본능이죠. 이해는 되지만, 냉정히 생각해 보면, 그런 마음을 가질 이유가 없습니다.


모건 하우절의 책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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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릴 때는 멋진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부러웠습니다. 40살, 50살이 되었을 때 타고 싶은 차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나이가 되어 보니, 지금은 그저 편한 차가 최고입니다. 능력이 되어도 굳이 비싼 차를 타고 싶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에 멋진 차가 부러웠던 것은 하차감 때문이었고, 나를 과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은 그러고 싶지도 않고, 그럴 필요도 느끼지 않습니다. 내가 진짜가 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물건이 저를 진짜로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진짜 부자들을 만나면 돈 자랑을 하지 않습니다. 자랑을 해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제가 보는 시선에서 누군가가 돈 자랑을 한다면, 그 이유는 그 자랑을 통해 다른 이득을 취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부의 과시가 투자 유치를 하거나 무언가를 파는 것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정말 부자, 정말 행복한 사람은 자신의 삶을 전시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살면서 필요한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정신적 자유, 시간적 자유를 누릴 수 있을 만한 경제력이 있으면 됩니다. (물론, 그것도 쉽지 않다고 생각될 수 있겠지만) 그 경제력도 내가 일부러 전시해서 인정을 받을 정도는 필요 없고, 그저 내가 불편함 없이 누릴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모건 하우절의 이야기처럼, 아무도 당신의 물건을 보고 당신을 존경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당신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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