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누군가 쓴 글을 읽고 한참 동안 생각에 잠긴 적이 있다. “무대에서 멈춰있는 동작, 기다리는 것도 춤이에요.”라는 한 줄이었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그 말이 묘하게 오래 남았고 나를 조용히 붙잡아두었다. 멈추는 것도 하나의 동작이고, 기다리는 것도 흐름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게 다가왔다.
바쁘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늘 움직여야 한다고 배운다. 잠깐이라도 멈추면 뒤처지는 것 같고, 남들이 정해둔 길에서 벗어나면 실패자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조금만 느려도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고, 남들과 비교하며 괜히 초조해진다. 그래서 멈추는 시간을 두려워하게 된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 멈춰 있는 순간도 춤이 되듯,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당장 움직이지 않아도, 조용히 호흡을 고르는 시간도 분명 필요하다. 쉬는 시간, 생각하는 시간, 방향을 다시 살피는 시간도 삶의 일부다.
다른 사람이 빠르게 나아간다고 해서 나도 반드시 그래야 하는 건 아니다. 내가 느리게 가는 것 같아도, 그 길이 나에게 맞는 속도일 수 있다. 중요한 건 얼마나 빠르냐가 아니라, 얼마나 나다운 흐름으로 가고 있느냐는 것이다. 그걸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비로소 삶이 편안해진다.
남들과 다른 스텝, 남들과 다른 박자가 때로는 더 멋진 춤이 되기도 한다. 무대 위에서 누구와도 겹치지 않는 동작이 눈길을 끌듯, 인생도 그럴 수 있다. 내가 걷는 길이 남들과 달라 보여도, 그 안에는 나만의 리듬이 있다. 그
우리는 각자의 춤을 추고 있다. 누군가의 박자를 흉내 낼 필요도 없고, 누군가의 속도에 맞출 이유도 없다. 중요한 건 얼마나 자연스럽게, 얼마나 즐겁게, 얼마나 나답게 그 춤을 추고 있는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