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다.
마음이 흙탕물일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하려 노력 하는 게 아니라, 가만히 기다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흙이 바닥에 가라앉을 때까지.
내 마음이 흔들리는 것 같을 때, 내 삶이 뒤엉켜 보일 때, 조급하게 붙잡고 바로잡으려 들다가 오히려 더 엉망이 되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에 대한 미움이나 원망이 올라올 때 그 감정을 해소하겠다며 감정적으로 반응하면, 오히려 그 감정이 더 커지는 것을 경험한다.
요즘은 마음이 어지러울 때 억지로 고치려 들지 않으려 한다. 미움이 피어오르고, 후회와 자책이 마음을 가득 채울 때도, 그 모든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조용히 들여다보려 한다. 그 감정들 또한 내 일부이고, 내가 평화를 선택하면 조금씩 잠잠해질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삶의 많은 문제들은 우리가 너무 바쁘게 움직이고 너무 빨리 판단하려는 데서 비롯되기도 한다. 멈추지 않으면 안 보이는 것들이 있고, 서두르지 않으면 저절로 풀리는 문제들도 있다. 생각과 감정의 속도를 잠시 늦추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제자리를 찾는 순간이 온다.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정답일 때가 있다. 그냥 흙이 바닥에 가라앉을 시간을 주듯, 내 마음에도 그런 쉼이 필요하다. 조용히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 결국 자기 감정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