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사내 강연에서 들은 말이 있다. 강사의 말은 대략 이랬다. “한국 사람들은 완벽주의 성향이 강해서, 쉬는 것마저도 완벽하게 하려고 합니다. 이것만 끝내고 쉬어야지, 내년에 승진하면 쉬어야지, 좀 더 안정되면 제대로 쉬어야지. 그런데 이런 생각 때문에 결국 쉬지 못합니다.” 그 말이 귀에 깊이 박혔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자주 ‘나중에’ 쉬기로 한다. 일단 눈앞의 업무를 다 마치고 나서, 책임을 다한 다음에, 혹은 큰일을 치르고 나면 그제야 휴식을 생각한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은 계속 생기고, 목표는 계속 갱신된다. 결국 쉰다는 말은 끝내 도달하지 못할 어떤 조건처럼 느껴진다.
강사는 이렇게 말을 마무리했다. "그러다가 언젠가 강제로 쉬게 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몸이 아파서, 마음이 무너져서, 더 이상 일할 수 없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고. 억지로라도 쉬지 않으면 결국 쉬어야만 하는 순간이 찾아올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예전에 떠난 한 친구를 떠올렸다. 은행원이었고, 30대 중반이었고,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힘들어했고, 결국 사무실에서 운명을 달리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무언가 내 안에서 툭, 하고 부서지는 소리가 들린 듯했다.
그 강사는 “행복을 미루지 말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잘 쉬는 것도 인생의 기술이고, 쉬는 법을 배워야 인생을 오래 잘 살 수 있다. 잘 쉬어야 일도 잘할 수 있고, 잘 쉬어야 내가 원하는 인생을 만들 수 있고, 잘 쉬어야 결국 내가 행복해질 수 있다.
요즘 나는 쉬는 걸 미루지 않는다. 다 이루어놓고 쉬는 삶이 아니라, 이룰 동안에도 중간중간 쉬는 삶. 기다리다 지치지 않도록, 미루다 놓치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에도 간간이 숨을 고르며 살아야 한다. 잘 사는 것만큼,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니까. 잘 쉬는 것도 중요한 인생의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