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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삶이 힘들 수 밖에 없는 이유

by 부아c

뇌의 보상 이론에 관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정말 힘든 순간은 바쁘거나 아플 때가 아니라 한다. 오히려 ‘무엇 때문에 바쁜지, 무엇 때문에 아픈지’를 알 수 없을 때 가장 깊은 무기력이 찾아온다고 한다. 이유가 분명한 고통은 어느 정도 견딜 수 있지만, 이유 없는 고통은 작게만 느껴져도 훨씬 더 지치고 쉽게 포기하게 만든다.


돌아보면 나도 그랬다. 학창 시절에는 대학이라는 목표가 있었다. 공부가 힘들고 잠이 부족했지만, ‘왜’ 해야 하는지 분명했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미래가 불확실해도, 대학에 간다는 선명한 목적 하나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갈 수 있었다. 그때는 고통보다 목적이 더 컸기 때문에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직장생활이 10년을 넘어서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매일 열심히 사는데도, 어느 순간부터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일은 끊임없이 쏟아졌고, 사람은 계속 바뀌었고, 나는 점점 기계처럼 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무엇 때문에 바쁜지, 무엇 때문에 지쳐가는지를 알 수 없게 되자, 마음이 먼저 고장이 났다.


생각해보면 그 시절의 ‘노력’은 학창 시절보다 덜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체감된 고통은 훨씬 컸다. 단순히 몸이 힘든 게 아니라, 방향을 잃은 채 떠밀려 가는 느낌이었다. 노력은 하고 있는데,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을 때, 사람은 쉽게 지치고, 마음은 점점 말라간다.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다.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건 ‘열심히 사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사는지 아는 것’이라고 믿는다. 삶의 이유가 선명할 때, 우리는 버티는 힘도 다르게 만들어낸다. 의미가 있는 노력은 나를 지치게 하지 않고, 방향이 있는 하루는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바쁘게 사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이유가 있는 삶, 내가 선택한 이유를 품고 살아가는 삶, 나만의 소명으로 움직이는 삶이야말로 가장 건강하고 의미 있는 삶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 이유를 알고 있을 때 사람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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