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가 되면서 3년 후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10년 넘게 다닌 회사를 떠나기로 한 것이다. 회사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았고, 40세 이후의 비전도 없었다. 적성에 맞지 않아도 꾸역꾸역 다녔지만, 더 이상 미래가 보이지 않으니 다니기가 힘들었다.
3년 후의 삶을 준비하려면 시간을 마련해야 했다. 가장 먼저 회사 사람들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점심도 자주 혼자 먹었고, 저녁 회식은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 회사에서는 오직 일에만 집중했고, 따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갖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점점 더 외로워졌다. 가끔은 끔찍하게 외로워서 다시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달라진 나를 눈치채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는데, 그 시선을 감당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때 깨달았다. 내가 달라지기 위해서는, 내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로워져야 한다는 것을. 기존의 것들이 나를 빠져나가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단계를 거쳐야 그 자리를 새로운 것들로 채울 수 있다는 걸. 그때의 외로운 순간들이 있었기에 회사 이후의 삶을 준비할 수 있었다.
자발적 외로움은 성장과 변화를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큰 성장과 변화를 원할수록 더 큰 크기의 외로움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외로움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진짜 성장은 내가 혼자일 때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