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 초기, 나를 유독 괴롭히는 선임이 있었다. 내가 실수를 하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 나를 비난했고, 실수를 하지 않을 때는 작은 트집이라도 찾아내 나를 괴롭혔다. 마치 내가 잘못될수록 자신이 더 돋보인다고 믿는 사람처럼. 그 사람 옆에 있을 때 나는 한없이 작아지고 작아졌다.
같은 시기, 나에게 정말 친절한 선임이 있었다. 내가 실수를 하면 "그럴 수도 있지"라고 위로해 주었고, 실수를 하지 않을 때는 "잘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마치 내가 잘되면 자기도 잘된다고 믿는 사람처럼. 그 사람 옆에 있을 때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떤 인연은 같은 상황 속에서 나를 부족한 사람으로 만들고, 어떤 인연은 같은 상황 속에서 나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진짜 인연은 나의 부족함을 보고도 그 안에 있는 가능성을 발견해 주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사람이다. "나도 할 수 있다", "나도 괜찮은 사람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진짜 인연은 내가 스스로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도록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우리는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함께 있을 때 더 나은 내가 되는 관계, 서로가 서로에게 그런 관계, 그런 관계가 진짜 인연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그런 사람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서로에게 진짜가 되어주는 진짜 인연을 만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