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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럴 수도 있지.

by 부아c

요즘 자주 떠올리는 문장이 있다. 바로 "그럴 수도 있지."


요즘 자주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이 문장을 떠올린다.


운전을 하다 끼어드는 차를 봐도, 버스 안에서 시끄럽게 통화하는 사람을 봐도,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만나도,


그럴 수도 있지.


어쩌면 아이를 병원에 데려다 줘야 할 만큼 긴급한 상황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중일 수도 있으며, 내가 살아온 환경과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아온 사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이 문장은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말이다. 내가 세상을 더 여유롭고 아름답게 바라보기 위해, 웬만한 일들은 그냥 이해하고 넘길 줄 아는 넉넉한 사람이 되기 위해, 그렇게 마음이 넓은 사람이 되기 위해. 나 자신을 유연하고 넉넉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말이다.


와이프가 오늘 기분이 나빠 보인다. 내가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 우산이 없는데 갑자기 소낙비가 쏟아진다.


그럴 수도 있지.


정말 그럴 수도 있다. 웬만한 일들은, 정말 그럴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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